[컨슈머워치 논평] 도서정가제,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다
[논평] 도서정가제,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다
도서정가제 폐지로, 소비자 후생증대‧출판 산업 경쟁력 꾀해야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된다. 그동안 19%까지 할인이 가능했던 신간 도서, 무제한 할인이 가능했던 구간 도서(출간후 1년 6개월이 지난 책) 모두 15%까지만 할인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제 ‘반값’, ‘폭탄 세일’ 같은 책 값 할인을 소비자들은 누릴 수 없게 됐다. 이번 제도로 소비자 후생이 급감할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도서정가제가 도서가격을 높인다고 지적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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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정가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서점이 도서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도서정가제가 도입되면 원칙적으로 모든 도서의 할인폭이 15%이내로 제한된다. 문체부는 도서정가제 시행은 소비자 권익 증진 및 착한 가격 정착에 목적이 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시장경제에 국가가 개입해 결국 책값만 올라 가계부담이 늘고, 제2의 단통법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 ||
문화체육관광부가 내세우는 도서정가제의 목적은 ‘중소서점 보호’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국내 서점 수는 2,331개로 2011년 말의 2,577개에 비해 246개(10%) 줄었다.
그러나 중소서점의 퇴장은 도서 할인 경쟁이 아니더라도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다. 출판되는 도서의 양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몇 평짜리 서점에도 웬만한 책들을 진열할 수 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실제 2000년 28만권의 책이 세계에서 출간됐지만 2010년에는 108만권으로 늘어났다. 또 전상거래의 확대로 모든 상품을 인터넷에서 쉽고 편리하게 구매하고 있다. 책도 예외일 수 없다.
도서정가제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산업의 변화를 거스르다보니 비효율적인 기업을 시장에 잔류시키고 그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도서정가제를 시행하지 않는 미국에서는 인쇄비, 물류비, 재고비용 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ebook으로 다양한 가격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 월정액 무제한 다운로드가 가능하기도 하고 페이퍼 북을 산 고객에 한해 ebook을 무료로 주고 있다.
책은 경험재라 사전에 읽어보지 않고 선택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ebook 무제한 다운로드는 이런 위험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준다. 하지만 전자출판물도 도서정가제 대상에 포함시킨 한국에서는 이 모든 실험이 제약받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소비자 후생의 감소뿐만 아니라 출판 자체도 감소시킬 것이다. 도서정가제는 출판 리스크를 높이기 때문이다. 재고처리가 어렵게 됐으니 무명작가나 신인작가들의 출판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도서정가제는 3년마다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이라는 출판시장이 3년을 버텨낼지 의문이다. 출판시장을 살리는 길은 도서정가제 폐지다. 가격 규제를 없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고 출판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도서정가제를 대표발의 했던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소비자 후생증대, 출판 산업 경제력 제고 차원에서 책임지고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19일 컨슈머워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