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가 2020시즌 마지막 경기에 부상 복귀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타석에서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었고, 전력질주하던 과정에서 또 부상을 당했다. 부상으로 한 타석만에 교체된 것은 아쉬웠지만 '추추트레인'다웠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0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홈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의미 있는 출전이었다.

추신수는 지난 8일 시애틀전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손목 인대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텍사스와 7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부상으로 끝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추신수는 이날 최종전에서 엔트리 복귀해 선발로 나섰다.  

   
▲ 추신수가 번트를 댄 후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휴스턴 선발투수 체이스 데 용을 상대로 3루수 쪽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상대 수비 시프트의 허를 찌른 추신수는 전력질주해 번트안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아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대주자 윌리 칼훈과 교체된 추신수가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루그네드 오도어는 직접 마중을 나와 추신수를 따뜻하게 맞았고, 다른 동료들도 추신수와 포옹을 나눴다.

텍사스 동료들이 부상으로 교체된 추신수에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그와 함께할 마지막 경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와 계악이 끝나는 추신수의 향후 거취는 정해진 것이 없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재계약을 못하면 다른 팀으로 옮겨서라도 현역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밝혀왔다. 하지만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는 추신수가 텍사스 포함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올해 추신수는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 등으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 메이저리그 13번째 시즌에서 그는 33경기 출전해 타율 0.236, 홈런 5개, 타점 15개, 6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낮았지만 여전히 한 방이 있고 도루를 6개나 성공시킬 만큼 체력도 유지하고 있는 추신수가 자신의 바람대로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편, 이날 어쩌면 텍사스에서 마지막 출전이 될 수 있는 추신수를 위해 구단은 무관중 경기임에도 부인 하원미 씨와 자녀들을 관중석으로 초청했다. 또한 1회말 공격이 끝난 후에는 추신수의 지난 7년간 텍사스에서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전광판에 상영하는 특별 이벤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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