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연구수당 4년 6개월간 가로챈 얌체 교수…학교 측 "몰랐다"
제자들의 연구 수당을 수년간 착복한 사립대 교수가 구속됐다. 수억원을 가로챈 교수의 범행에 대학 측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가 수사기간의 통보를 받고 나서야 사실 파악에 나섰다.
![]() |
||
| ▲ /자료사진=뉴시스 | ||
2일 서울동부지검 등에 따르면 A대학 B교수(46)는 2009년 10월 한 정부부처 산하기관과의 산학협력 연구과제를 발주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을 참여 연구원으로 등록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비용과 인건비 명목의 수당이 B교수에게 지급됐다. 참여 연구원으로 등록된 대학원생들 몫의 수당도 나왔다.
B교수는 대학원생들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들어온 수당을 착복, 이에 연구에 참여했던 대학원생들은 대부분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착복행위는 한두 해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3월까지 4년6개월 동안 정부부처 산하기관과의 산학협력 연구과제를 발주할 때마다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을 참여 연구원으로 등록한 다음 이들에게 지급된 수당을 거둬들였다.
수당을 받지 못한 학생은 모두 15명. 이들로부터 B교수가 가로챈 금액은 확인된 것만 모두 5억1000만원에 달했다.
대학 측은 교수 한 명이 한 연구실에서 4년 넘게 대학원생들의 명의를 돌려쓰며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의 인건비를 빼돌리는 동안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B교수의 횡포는 연구실 관계자가 수사기관에 사실을 알리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대학 측은 "외부 회계감사를 했지만 인건비 같은 경우 입출금내역에 이상이 없다 보니 그냥 넘어가게 된 것 같다"며 관리가 소홀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B교수를 당장 징계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 해당 교수의 직위를 해제했다가 무효 판결이 난 선례를 이유로 들었다.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죄가 입증된다면 당연히 직위를 해제할 것"이라면서도 "학교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있지는 않다. 교수와 대학원생 간 불화로 고소·고발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혐의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A 교수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A 교수가 대학원생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인건비를 챙겨갔지만 대부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행적인 연구 비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