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집값 안정화됐다고 평가했지만 부산·대구·대전·울산 등 지방 광역시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산 해운대구와 대전 유성구, 대구 수성구 등은 한 달 새 수억원씩 높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내년에도 지방 입주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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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수영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방에서 최근 매매가를 주도하는 지역이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 울산 남구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부터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2~3%를 보이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3.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 상승률(0.38%)의 10배 가까운 수치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 기간 각각 2.67% 올랐다. 울산에서 남구가 2.49% 상승했고, 대전에서는 유성구가 2.27% 올랐다. 이어 세종(40.14%) 충북(3.92%)과 충남(2.90%)이 서울(2.48%)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지역별 아파트 단지를 살펴봐도 최근 매매가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57㎡는 이달 21일 18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 초 같은 평형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3억7000만원 뛴 것이다.
게다가 전세시장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매매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2020년 10월 3주(10월 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격은 0.21% 상승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세종(1.26%), 울산(0.50%), 인천(0.39%), 충북(0.36%), 충남(0.28%), 강원(0.27%), 경기(0.24%), 대전(0.24%), 대구(0.22%) 등은 상승, 제주(0.00%)는 보합됐다.
특히 세종은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전세가 상승이 이뤄져 전세가 상승률 전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도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상승세는 여전하다. 임대차 3법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임대차 3법 시행일(7월 31일) 전인 7월, 대전의 전·월세 거래량은 2000여 건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100여 건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매물 잠김 현상과 전세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매매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또 매매가가격이 상승하면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방 광역시에서는 '해수유남' 등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 아파트값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가 급등 양상을 나타낸 반면 부산 중구(-0.38%), 영도구(0.01%) 등은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대구 역시 수성구와 달리 북구(0.1%)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대전 역시 유성구가 2% 이상 오른 반면 중구(1%)와 동구(1.1%)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다. 울산도 남구가 주목을 받았지만, 동구(-0.01%)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지방의 내년 입주물량이 감소해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방은 지난해 19만 9362가구에서 올해 16만 9448가구로 줄었는데, 내년에는 11만 9251가구로 30%가량 또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규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전셋값과 매매가도 동반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3개월마다 발표하는 아파트 입주예정량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입주량은 8만635가구다. 이 중 수도권에서 4만8534가구, 지방에서 3만2101가구가 입주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저금리로 인해 부동산 투자에 눈이 쏠리고 있고, 비교적 규제를 피한 지방 광역시에 집중 투자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공급절벽도 지속되는 만큼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전세와 매매가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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