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추모했다.

허 회장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잘 있으라는 작별의 말씀도 없이 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는 것입니까. 병상에서 일어나셔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전경련 제공

허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 주고, 사회의 아픈 곳을 보듬어 주시던 회장님이셨다"며 "이제는 먼 곳으로 보내 드려야 한다니 가슴 속 깊숙이 느껴지는 비통함과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고 했다.

허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한 기업인"이었다고 이 회장을 회상했다.

이어 허 회장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였다고 이 회장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1987년 4메가 D램 개발방 △1993년 웨이퍼 크기 결정 등 중요한 순간에 이 회장의 결단력이 빛났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이 회장의 혁신 경영을 높게 평가했다. 허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프루트 '신경영 선언'을 돌아 본 뒤 "신경영을 선언한지 20년이 되던 2013년 6월 '앞으로 우리는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자리에 머물지 말고 앞서서 달려가자'고 한 이 회장의 발언을 되새겼다.

허 회장은 "미래를 향한 뚝심 있는 전진은 연구개발, 우수인재 발굴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며 "이는 기술도 자원도 없는 한반도에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회장님의 말을 기억한다"며 "위기경영의 선구자이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때"라고 허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허 회장은 "회장님이 걸으셨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다"며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씀 잊지 않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2등 정신을 버리십시오.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후배들은 회장님의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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