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대표 자리에 필요한 덕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연말 보험업계에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가 10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저금리 등에 따른 업황 악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과도기적 상황으로 세대교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허정수 KB생명, 성대규 신한생명,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에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와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등이 임기를 마친다. 

이 가운데 연임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한 인물은 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가 유일하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는 지난 9월 퇴임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조지은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낙점된 상황이다. 조 부사장은 내년 1월 정식으로 CEO에 올라 라이나생명을 이끌 예정이다.

우선 업계 내에서 가장 큰 이목을 끌고 있는 곳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는 다음달 나란히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내년 7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을 앞둔 만큼 초대 대표자리를 두고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사람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는 통합 보험사 출범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른바 '윤종규 회장 라인'으로 꼽히는 양 사장은 지난 9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3연임을 확정하며 5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양 사장은 차기 은행장으로 거론될 만큼 그룹 내 입지가 탄탄해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허정수 KB생명 사장은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2018년 취임 이후 KB금융지주가 보장하는 2+1 임기를 채운 데다 실적도 아쉽기 때문이다. KB생보는 올해 3분기 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전분기 59억원에 비해서도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동기182억원 대비 49.5% 떨어졌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은 3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연이은 실적 홈런 등 긍정적인 경영 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해 2018년 순손실 1141억원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엔 40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404억원을 달성했다. 

대형사인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수장들의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안정을 위한 연임보단 개혁을 위한 교체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초 한화손해보험을 이끌던 박윤식 대표가 물러났고, 푸르덴셜생명 새 사장도 민기식 전 DGB생명 대표로 교체됐으며, DGB생명은 교보생명 출신의 김성한 새 대표가 선임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의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며 "전통적 사업모형을 지속하기 어려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대표 자리에 필요한 덕목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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