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화상회의 열어…급진적 정책의 부정적 영향 적극 대응키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과 영국의 자동차협회가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등 급진적 정책 추진으로 자동차산업 경쟁력 및 일자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 4일 영국자동차산업협회(SMMT)와 맺은 MOU 체결에 따라 양자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 동향과 환경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먼저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정책과 관련해서 마이크 호즈 영국자동차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정부가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정책을 추진 중으로 영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및 일자리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국자동차협회 분석에 따르면 해당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영국 자동차시장이 현재 대비 3분의 1 수준(230만대→80만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즈 CEO는 "아직 내연기관차 판매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로 수요를 대체하기는 너무 짧은 시간이고, 충전시설 부족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자동차수요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지원정책 지속성 불투명, 배터리 가격 인하 부진 등 영국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개발·제조에 적극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내연기관 판매금지가 강행될 경우 향후 저렴한 인건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영국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만기 한국자동차협회 회장 "내연기관차 기술력에서 다소 뒤떨어진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하에 의도적으로 전기차 산업 육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석탄발전이 주력인 중국 등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의 환경개선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에 의해 좌우되는 점을 고려할 때 각국 정부는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선언 이전에 친환경적 전기 생산에 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추진 중이나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양국 협회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올해 시장 현황과 관련해 정만기 회장은 "한국 자동차시장이 올해 1∼9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8.2% 증가했으며, 이중 국내산은 7.4% 증가한 반면 수입산 자동차는 국내산 대비 두배 수준인 12.5%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호즈 CEO는 "영국자동차 판매는 32% 감소한 124만대로, 디젤차(26→17%) 및 가솔린차(65→58%)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친환경차(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의 시장점유율은 증가(16→25%)했다"고 언급했다.

다음으로 브렉시트와 관련해 호즈 CEO는 "2020년 말 전환기간 종료시점까지 영국-EU간 별도 FTA를 체결해야 하나 어업권과 경쟁규칙 등 많은 분야에서 견해차가 존재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영국정부는 브렉시트에 따라 2021년부터 EU의 CO2 법규를 대부분 자국의 법령으로 수용해 적용할 예정이다.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에도 EU CO2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

한편 정만기 회장은 내년 7월 킨텍스에서 개최예정인 '2021 서울모터쇼' 및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호즈 CEO는 회원사들의 참가를 적극 독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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