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들고 있지 않은 손님을 태운 콜밴택시가 조금이라도 운행했다면 요금을 받지 못했더라도 불법 운행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 /자료사진=뉴시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짐 없는 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로 기소된 콜밴기사 조모씨(61)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조씨가 승객에게 요금을 받지 못했고 승객이 탑승한 뒤 이동한 거리도 2m에 불과했더라도 택시 운행에 대한 (묵시적) 합의로 승객을 태우고 차량을 출발시켰다면 이 사건 적용법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조씨의 주장처럼) 조씨가 주차를 위해 차량을 이동시킨 것인지 아니면 승객을 운송하려 했던 것인지 심리한 다음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와 달리 요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15일 천안 서북구 성환역 앞에서 조씨는 짐이 없는 승객을 태우려다 일반 택시 기사와 시비가 붙었다.

콜밴 택시가 짐이 없는 손님을 태우면 불법인 만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택시기사는 겁을 줬지만 조씨는 이에 아랑곳 않고 승객을 태웠다.

하지만 조씨는 이 택시에 가로막혀 2m 가량을 움직인 것 외에는 출발하지 못했고 그 사이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요금을 내지 않고 콜밴에서 내렸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운송료를 받지 않았으므로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운송을 목적으로 승객을 탑승시킨 이상 운송계약의 실현 의사가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1심과 달리 2심은 "조씨가 실제 요금을 받지 못했다면 요금을 받을 목적으로 승객을 태웠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