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59)가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 장시간 조사 끝에 귀가했다.

   
▲ 고소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정윤회씨가 11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 앞 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고소인 및 피고발인 신분으로 10일 소환한 정씨를 16시간여에 걸쳐 조사한 후 11일 오전 1시45분께 귀가시켰다.

조사를 마친 직후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불'을 지른 사람은 누구라고 보느냐" "의혹을 제기한 진원지가 어디라고 보느냐" "박 경정은 계속 (윗선이 시키는 대로) 타이핑만 했다고 주장하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라"며 짧게 답했다.

이어 "대통령과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느냐" "배후를 알고 있는 게 아니냐" "검찰에 (배후로) 지목한 인물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씨는 차량을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정씨는 '비선 의혹'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의 명예훼손 사건 고소인이자 국정개입 의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고발당한 피고발인 신분이다.

정씨를 상대로 검찰은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 등을 둘러싼 국정개입 의혹의 진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에 정씨는 "청와대 비서진과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거나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정윤회 동향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을 네번째로 소환해 청와대 문건 유출 경위 및 경로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이어갔다.

특히 검찰은 정씨와 박 경정을 대질신문해 문건 내용의 진위를 파악했다.

정씨는 앞서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박 경정과 통화했다고 주장하며 "박 경정이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타이핑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정씨는 대질신문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국정개입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결과와 박 경정과의 대질신문 내용을 종합한 후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다른 고소인에 대한 서면 또는 소환조사를 거쳐 문건 내용의 진위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검찰이 최종 결론을 지으면 '비선 의혹'을 처음 세계일보 기자들의 명예훼손 여부 역시 판가름날 전망이다.

앞서 세계일보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올해 1월6일자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입수하고 지난달 28일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정씨는 지난 3일 해당 기사를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3명과 세계일보 회장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사건 수사 진행이 '문건 유출'에만 집중될 것이 우려된다며 지난 7일 정씨 및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 안봉근 제2부속실장 등 12명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했다.

이에 맞서 정씨 측은 새민련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앞서 이날 오전 9시4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정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정씨가 '비선 의혹'의 주인공이자 야당과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건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1~2차례 더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