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자회견서 백신 늑장에 임진왜란 선조·6.25 이승만에 빚대
원희룡은 페이스북 통해 "책임 돌리는 건 수장의 태도로는 최악"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백신 확보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코로나와 전쟁 치르고 있는 수장의 태도로는 최악”, “혼자서 남쪽으로 간 이승만” 등 맹폭을 퍼부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코로나 백신, 치료제와 관련된 대통령의 13건의 지시를 공개했는데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내용을 대변인이 공개하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역인가 기망인가. 백신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책임을 회피하는 알리바이로 이용하는 의도였다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특히 "성과를 내라고 말하는 것으로 리더의 책임이 끝난다면 초등학생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실패한 정책을 두고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코로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장의 태도로는 최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한 백신이라는 말은 정신승리일 뿐 대통령의 언어가 될 수 없다"며 "누군지도 모를 책임자만 질책하는 건 유체이탈의 '쇼'일 뿐이다. 책임을 지기 싫고 결단할 수 없다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부터 박병석 국회의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세균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정희 선관위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사진=청와대 제공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는 백신 물량 확보를 지시했다고 둘러댔는데, 결과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임진왜란 때 백성을 버리고 의주로 피난 간 선조나 서울을 사수하겠다고 방송하고는 혼자서 남쪽으로 간 이승만 같다"고 지적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를 오르내리고 병상을 못 구해 대기 중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는 위급 상황인데도 확실한 근거와 계획은 없고 대통령과 정부는 느긋하기 짝이 없어 보이니 국민 가슴만 타들어 간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지난달 대통령은 4400만 명분 백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공언했는데 내년 2~3월 확실히 들어온다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00만명 분 가운데 고작 75만명분만 선 공급될 예정이라고 한다"면서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계약은 확정 짓지 못했고 도입도 불분명하다. (대통령의)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의 출처는 도대체 어디냐"고 꼬집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문 대통령이 백신 생산국 선(先) 접종을 말하며 백신 계약 늑장 이유에 대해 변명할 때 싱가포르 리센룽(李顯龍) 총리는 아시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공급받았다"며 "국가 지도자와 집권 여당이 보여줘야 할 모습이다. 그것이 국가 지도자의 능력이고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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