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용환 기자]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생사 여부에 대한 의문이 수년째 이어진 가운데 당시 사건과 관련한 뇌물 수수 등 부정 수사 행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 조희팔

조희팔 사건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희팔은 ‘BMC’라는 회사를 차린 뒤 의료기 재임대 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고 이듬해부터는 다른 법인명을 이용해 부동산 임대, 관광레저, 환경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해 전국 각지에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조희팔은 사업 초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꼬박꼬박 지급하면서 신뢰를 얻은 뒤 수억원을 투자 받는 등 고수익을 미끼로 이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이들에게 수익금으로 전달하는 ‘폰지 금융 사기’와 유사한 수법을 사용했다.

이 같은 조희팔의 사기 행각은 2008년 10월 회삿돈을 챙겨 잠적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조희팔 등 다단계 업체 주요 임원진은 전산망을 파기한 뒤 잠적했고 피해 금액만 4조원(경찰 추정), 피해자는 3만여명, 이들 중에 10여명은 자살할 정도로 피해는 심각했다.

수사당국은 조희팔을 공개수배했지만 밀항을 막지 못했다. 조희팔은 2008년 12월 충남 안면도 마검포항에서 중국으로 밀항하면서 유유히 행적을 감췄다.

조희팔의 중국 도피에 앞서 당시 해경은 밀항 제보를 받았다. 하지만 해경은 제보를 받고도 신원 확인 없이 조희팔을 마약거래범으로 단정 짓고 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다 중국으로 도망친 희대의 사기범을 놓쳤다.

이후 수사당국과 조희팔의 유착관계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부정 수사 의혹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 밀항 직전 조희팔로부터 9억원을 전달받은 대구지방경찰청 A수사과장은 전보 조치됐고 A씨는 대가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해임됐다.

   
▲ 8일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총무과장(54)이 영장실질검사를 받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오 과장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근들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2009년에는 조희팔을 중국 현지에서 만나 골프 등 향응을 받은 대구경찰청 정모 경사의 행위가 3년 뒤인 2012년에서야 적발됐고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2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김모 전 서울고검 검사는 같은해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검사에 이어 최근에는 조희팔의 측근들로부터 수사 무마를 대가로 10억원대의 뇌물을 챙긴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총무과장이 구속됐다.

이처럼 검은 유착 관계가 하나둘씩 드러나는 가운데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랐던 조희팔의 생사여부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1년 12월 중국 예타이시에서 조희팔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이듬해 5월 경찰청을 통해 발표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중국 여권 등을 사용하며 조선족 신분으로 도피 행각을 벌인 조희팔이 현지 한 호텔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복통을 일으켜 병원으로 실려갔고 하루 뒤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실제 조희팔인지 여부는 시신 화장으로 유전자(DNA) 대조조차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조희팔을 봤다는 목격담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은 유착 관계였던 수사관계자 등이 구속되고 조희팔과 사기 행각을 벌인 공범 등 측근들만 검거됐을 뿐 4조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의 중심에 있던 조희팔의 생사여부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