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용환 기자] 사채업자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수원지법 최민호 판사(43)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20일 발부됐다.

최 판사는 이날 자숙하는 의미에서 방어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 등 서면심사만으로 구속여부를 결정했다.

   
▲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말했다.

금품비리로 현직 판사가 사법처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6년 법조브로커 사건에 연루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사표를 제출한 후 구속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에 따르면 최 판사는 2009년부터 사채업자 최모씨(61·구속수감)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현금 2억6000만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판사가 친인척 계좌 등을 이용해 사채업자로부터 뒷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자백을 받아낸 검찰은 이 가운데 1억6000만원에 대해서는 대가성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지방의 모 검찰청에서 근무하던 최 판사는 작은아버지의 소개로 다른 지청에서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최씨를 소개받아 친분을 맺었다.

검찰은 최씨가 마약 사건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사건무마나 수사축소를 위해 주임검사의 대학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 판사를 통해 로비를 시도하려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최 판사는 사채업자의 마약사건 수사자료를 넘겨받아 법률적인 조언을 해주는 등 도움을 준 대가로 2009년 2월 판사로 전직하자마자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최 판사가 대부분의 돈을 전세자금 등에 쓴 것으로 보고 주식투자 등의 명목으로 추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에 대해 보강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검찰은 대구교도소에 복역중인 최씨를 서울구치소에 이번달 말까지 이감하고 최 판사 외에 다른 경찰관이나 검찰 수사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7일 최 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고 돌려보낸 뒤 다음날 오후 재소환해 긴급체포했다. 최 판사에 대해 검찰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