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용환 기자] 미용실 개점 기간 등을 제한한 '경업금지약정'은 근로권을 제한해 생계를 위협할 수 있어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자료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부장판사 김명한)는 자신의 미용실에서 근무하다 인근에 미용실을 개업한 주모씨(32)씨를 상대로 프랜차이즈 미용실 업주 박모씨(41·여)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손님 배당 순번에 불이익을 줄 뿐만 아니라 5분마다 벌금 5000원을 부과하는 등 포괄적으로 업무 관련 지시를 받은 사실을 종합할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씨가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 등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미용사 이직으로 단골 고객 이탈 등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2009년 12월부터 박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근무하던 중 2012년 6월 미용실을 그만두고 같은해 9월 반경 300m 떨어진 곳에 미용실을 개업했다.

이에 박씨는 주씨와 작성한 '경업(경쟁적영업)금지약정' 계약서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박씨는 계약 종료 후 1년 이내에 인근의 동종업계로 전직할 수 없고 매장 반경 4㎞ 이내에 미용실을 개점할 수 없게 돼 있음에도 주씨가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해 자신에게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박씨는 주씨를 상대로 46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같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 모두 "업주와 미용사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율과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