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1991년 가사소송법이 제정 이후 미성년 자녀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24년 만에 전면 개정된다.

   
▲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가사소송법 개정위원회 최종회의에서 윤진수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 법원행정처 가사소송법 개정위원회는 최근 친권·양육권 결정 과정에서 미성년 자녀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사소송법 전부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가사소송법 제1조에 '미성년 자녀의 복리 보호'를 가사소송법의 목적으로 추가했다.

기존에는 '가정의 평화', '친족간 서로 돕는 미풍양속 보존·발전' 등이 목적으로 명시돼 있다.

미성년 자녀의 절차적 권리도 대폭 보장돼 앞으로 미성년 자녀는 '가족관계 가사소송사건'을 제기할 수 있으며 항소·항고도 직접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사비송사건'의 비송능력도 원칙적으로 인정해 자녀가 직접 친권자와 양육권자를 선정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보호를 위해 소극적 당사자인 경우와 상소심에서는 절차능력을 부정함으로써 대리인에 의해 신중하게 대응하도록 했다

아울러 미성년 자녀가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절차보조인 제도가 도입된다.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절차보조인이 될 수 있으며 절차보조인은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미성년 자녀와 법정에 동석해 진술을 보조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맡는다.

법원은 모든 가사사건에서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재판을 할 경우 의무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

그동안 친권 및 양육권 소송에서 자녀가 13세 미만이라면 의견을 듣지 않아도 됐지만, 앞으로는 자녀의 나이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의견을 들어야만 한다.

미성년 자녀 관련 사건의 관할을 미성년 자녀 거주지의 가정법원으로 확대, 아내가 남편의 가정폭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성년 자녀와 함께 서울에서 부산으로 주거지를 옮겨 홀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 그동안 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부산가정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법원이 사전처분으로 양육비 지급을 명령한 경우 남편이 이를 어겨도 과태료 외에는 다른 강제수단이 없었지만 개정안은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담보제공명령, 강제집행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내고 서울중앙지법에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동안 가정법원은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의 결과를 기다려 분할 대상 재산의 소유관계가 확정되면 이혼 소송 판결을 선고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정법원에서 사건을 이송 받아 동시에 심리한 뒤 선고할 수 있게 된다.

가사사건 담당자에게 사건 당사자에 대한 사생활 보호의무를 부여하는 원칙 규정도 신설돼 '사생활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를 가사소송에 특유한 소송공개의 예외 사유로 규정, 사건 당사자 등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했다.

혼인관계 사건의 관할도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국제결혼 사기 피해자가 제주도에 거주하는 경우 그동안 이혼 소송 재판기일마다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제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후견 기능도 강화돼 안정적인 면접교섭권(이혼 뒤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만나고 연락할 수 있는 권리) 행사를 돕기 위한 '면접교섭보조인' 제도가 도입된다.

미성년 자녀의 의사 확인,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의견 조정, 면접교섭 전후 자녀의 인도 등 면접교섭의 원만한 진행을 돕는 면접교섭보조인은 가정법원에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법원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사재판에서 소외됐던 미성년 자녀의 복리가 더욱 증진되고, 국민들은 보다 선진화된 후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