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무승부로 출발했다. 홈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이기지 못해 매우 실망스런 결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슈팅 수에도 공격이 너무 무뎌 이라크의 촘촘한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한국은 황의조 원톱에 좌우 날개 손흥민과 송민규, 중원에 이재성과 황인범,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준호가 선발 출전했다. 포백 수비는 홍철, 김민재, 김영권, 김문환으로 구성했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강한 압박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다. 거의 7대3 정도의 볼 점유율을 보였다. 전반 슈팅수가 한국 7개(유효슈팅 2개), 이라크 0개였다. 전반 최소 한 골은 이상은 넣어 리드를 잡았어야 했지만, 공격의 예리함이 없어 무득점에 그쳤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황인범의 슈팅이 나오며 포문을 연 한국은 간간이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문환의 헤더는 골키퍼에게 막혔고, 이재성이 흘러나온 볼로 문전에서 결정적 슛 찬스를 잡았을 때는 제대로 차지 못해 빗맞은 볼이 크로스바 위로 뜨고 말았다.

손흥민은 폭넓게 뛰어다니며 찬스를 만들기 위해 애썼으나 전담 마크맨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볼을 소유하면 두세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드리블이나 패스를 막았다. 영국에서 장거리 이동에 피로를 풀 틈도 시차 적응을 할 여유도 없었던 손흥민은 가뜩이나 몸이 무거운데 동료들의 지원도 부족해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황의조도 이라크의 조직적 수비에 공간 확보를 하지 못하고 고립되는 등 작심하고 나온 이라크의 수비 전략을 한국은 제대로 깨지 못한 채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 들자 벤투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활로를 찾아보려 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손준호를 빼고 남태희를 넣었다. 후반 12분에는 송민규, 김문환 대신 황희찬, 이용을 투입했다.

남태희는 의욕적이었으나 연계 플레이에서 상대에 걸리거나 패스 실수가 잦았다. 황희찬이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들고, 헤딩슛과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23분에는 권창훈까지 교체 투입됐지만 전반부터 뛴 손흥민 등 주축 공격수들이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 이라크는 수비 하기가 편했다.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도 많았지만 이라크 수비는 이에 대한 대비도 많이 하고 나온 듯 적절히 길목을 차단했다.

경기 막바지가 되자 원정팀 이라크는 승점 1점 전략으로 시간을 적절히 끌었고, 한국 선수들은 초초함만 앞섰지 정교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끝내 이라크 골문을 열지 못한 한국은 불만족스러운 승점 1점만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