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상위 20% 6억원 급상승…하위 20% 700만원 상승에 그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집값 안정화를 위해 끊임없이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아파트값 양극화만 심화시킨 모양이다. 특히 대출 옥죄기, 금리인상, 세금인상 등 각종 규제책을 내놨지만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의 격차만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5분위(상위 20%) 평균 아파트 가격은 11억6743만원으로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5억6078만원)과 비교해 108% 껑충 뛰었다. 최근 4년간 상위 20% 고가 아파트가 무려 2배가 넘는 6억665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반면 1분위(하위 20%)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6.2% 오르는 데 그쳤다. 2017년 5월 1억1837만원에서 올해 11월 1억2575만원으로 4년 동안 오른 가격은 738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11월 기준 5분위 배율은 9.3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평균 가격을 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얘기다. 현 정부 출범 당시 5분위 배율 4.7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이렇듯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가 주택은 꾸준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전국 공동주택 중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집으로 꼽혔던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는 올해 전용 273.64㎡가 185억원에 팔리며 최고 매매가를 새로 썼다. 

또 2023년 완공 예정인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은 가구당 분양가가 100억~300억원 수준으로 현 시점 국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지난 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는 상승폭(0.17→0.19%)이 확대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원구(0.08→0.07%), 금천구(0.04→0.04%), 관악구(0.01→0.01%) 등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보합 전환했던 강북구는 0.01% 올랐으나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 들어 수십 차례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중심으로 고가 주택의 가치는 오히려 계속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특히 고가 주택은 자산가들이 주 수요층인 만큼 가격과 무관하게 우수한 입지를 선별해 최고급 상품성을 갖추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영 리치, 사업가, 인플루언서 등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