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 쓴데 대해 잘못 인정

서울 강남의 영어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썩은 식재료로 점심을 만들어 먹인다는 신고가 들어와 조사에 나섰다.

16일 서울 서초구는 반포동에 위치한 영어 유치원에서 수십 명의 원생들이 반년 째 복통을 앓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에 학원 주방에서 튀김가루와 간식용 해바라기씨, 고구마, 칼, 도마 등을 수거하고 학원 어린이 33명에게서 대변을 넘겨받아 역학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일반으로 운영되는 이 유치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주방에서 점심과 간식을 만들어 원생들에게 먹여왔다.

구청은 현장 점검 결과, 주방 냉장고에 썩어서 곰팡이로 뒤덮인 식재료가 가득차 있었으며, 식재료 일부가 길게는 2년 이상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과태료를 물리는 한편 역학조사 결과 식중독균이 검출되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한 학부모는 "다른 아이들도 배가 아프다고 해 엄마들과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구마와 누룽지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심지어 먹다 남은 파스타도 들어 있었다"며 "한 달 200만원 넘는 원비를 내면서 믿고 아이를 보낸 부모들이 모두 패닉 상태"라고 말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원장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쓴데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며 "2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 먹이면서 집단 급식소 신고를 안한 부분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