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필통, 10만원 샤프 담을 70만원 책가방... '신 등골브레이커' 등장
[미디어펜=최상진 기자] 30만원대 루이비통 필통, 10만원대 샤프, 14만원대 지우개, 7만원대 연필을 넣을 수 있는 신(新) 등골브레이커 책가방이 등장해 화제다.
31일 소비자문제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가 주요 초등학생용 브랜드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초등학생용 란도셀 가방의 최고가격이 69만8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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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만원대부터 70만원에 이르는 란도셀 책가방 라인업 | ||
200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용어인 ‘등골브레이커’는 아웃도어에서 시작해 화장품, 장난감, 학용품까지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유행하는 브랜드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제품 가격대별로 귀족, 상류층, 평민 등의 계급을 나눠 학생들의 신분을 나누고 있다.
일본 수입 제품인 란도셀은 백팩을 뜻하는 네덜란드어인 ‘란셀(ransel)’에서 착안된 브랜드로, 가장 싼 책가방도 34만원이나 됐다. 최저가가 국내 브랜드 제품은 물론 벨기에산 키플링의 제일 비싼 가방(31만8000원)보다 비싸지만 백화점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학용품 시장에서 브랜드별 가격차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대 후반 노스페이스 패딩이 인기를 얻으면서 필통, 샤프, 연필, 지우개 등 학생들이 항상 사용하는 필기구에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G사의 14만원짜리 지우개, H사의 7만원대 연필, L사의 30만원대 필통 등이 강남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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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몽클레르 롱푸퍼코트 | ||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고등학생에 이르자 신분격차는 화장품까지 번졌다. 해외 유명 명품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면 ‘귀족’, 국산 고급화장품은 ‘상류층’, 로드샵 화장품은 ‘평민’ 등으로 계급을 나눴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용품들의 계급화는 꾸준히 계속됐다.
그 사이 패딩제품도 노스페이스 제품의 단가별 격차에서 몽클레어, 캐나다구스, 노스페이스 등으로 더 단가가 높은 수입 제품이 등장하며 브랜드별 격차로 확산됐다. 2000년대 후반 최대 70만원대 제품이면 ‘끝판왕’ 소리를 들었던데 반해 이제는 ‘100만원대 캐나다구스 정도는 입어야 체면치례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등골브레이커’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지 이미 오래지만 별다른 해결책은 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소비를 통해 자존감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청소년들의 욕구와 자신의 아이를 차별화·고급화 하려는 부모의 욕심이 맞물린 이상현상’이라 분석하며 향후 계급을 나누는 대상의 가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