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2년 내 경기 침체 확률 35%” 전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경기 침체 없는 인플레이션 잡기'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셧다운 해제 이후 급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내년 말까지 기준 금리를 현재의 연 0.50%에서 2.75%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유례 없는 급속한 '빅 스텝'이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경제가 2~3%대 성장하고 실업률은 4% 미만으로 유지되며, 물가상승률은 오는 2024년까지 지금보다 약 4% 포인트 떨어져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안정될 것을 기대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엘런 미드 전 연준 정책보좌관은 "그 시나리오는 그럴 듯하지 않다"며 "경착륙하지 않고 연준이 이런 일을 할 가능성은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과거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일 때 1년 이내 경기 침체 도래 확률이 45%이고, 실업률이 4% 이하일 경우 1년 래 침체 확률은 42%였으며, 두 가지가 겹칠 경우는 무려 100% 침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런 시도가 성공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0년대 초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전 의장 시절 연준은 '오일 쇼크'로 급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급등시켰다.

그 결과 물가는 잡혔으나, 실업률은 두 자릿 수로 급등하면서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에 빠졌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기가 2년 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35%라고 밝혔다. 1년 내 침체 확률은 15%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연착륙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매우 힘든 일이지만,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공급과 내구재 가격 정상화를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불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14번의 통화 긴축기 중 11번이 2년 내 경기 침체로 이어졌지만, 이 중 8번 만이 연준의 통화 긴축이 부분적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응답은 27.5%로, 지난달의 20%보다 증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경기를 꺾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분명한 콜을 제시했다"면서 "연준의 공격적 긴축 의지는 역설적으로 '지금은 경기가 너무 좋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런 스탠스는 수요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바뀌기 어려울 것이며, 2분기 시장의 핵심 논점은 경착륙 가능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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