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승 체험기⑤]운전 한 달 탁상행정에 곳곳 '브레이크'
소음·진동 없어 보행자 주의 필요 급속은 퇴근 후·완속은 출근 전 충전소 이용 편리
전기차 상용화 '탁상행정'에 삐걱, 환경부 등 ‘친환경 그린카’ 정책 책임감 가져야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진행된다.
전기차는 3500만~65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내연기관차량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환경부·지자체는 전기승용차 구입 시 보조금을 지급, 최대 22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 및 개별소비세·교육세·취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된 전기차는 쏘울EV·레이(기아자동차), SM3 ZE(르노삼성), 스파크EV(한국GM), i3(BMW) 등이며 주행거리는 차종별로 표준연비 기준 91~148km다. 이에 현재 보급 중인 전기차는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게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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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출고 한 달…진동·소음 없어, 골목길 주행 시 보행자 조심해야
지난달 15일 쏘울EV 키를 받아든 기자는 1개월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전기차의 특징 등을 몸소 체험했다.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소음’ 발생은 사실상 없었다. 기자가 운전한 전기차는 브레이크, 주행 중 바퀴 소리 외에는 오히려 바람소리, 외부 차량 엔진음 등이 크게 들릴 뿐이었다.
시동을 걸 때도, 끌 때도 전기차는 진동이 없어 정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이 아닌 모터로 구동된다. 이에 엔진음이 없어 골목길 등 저속 주행 시 특유의 소리로 보행자에게 전기차 접근을 알린다. 하지만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높지 않아 운전자가 보행자에게 비켜달라고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미래지향적 스타일에 귀여운 디자인으로 제작된 전기차의 외관을 본 한 어린이는 “장난감이 서 있다”며 도로에 뛰어들어 만지려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지기도 했다.
◇전기차 주행거리·충전소 사전 확인 필수…급속·완속 충전기 이용 등 생활 패턴 변화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고민 사항은 전기 충전 용량에 따른 ‘주행거리’다. 전기차 운행 시 매번 도착지까지 운행할 수 있는 충전량을 확인해야 하는 ‘계산운전’이 이뤄졌고 전기 급소모를 대비해 중간 충전소를 미리 인지해야 했다.
날씨도 관심 대상이 됐다. 실외 주차장 충전소의 경우 눈·비를 맞으며 전기차 충전을 해야 했기에 혹시나 모를 문제가 발생할까 비소식이 전해지면 최소 전날 미리 충전하는 준비성이 필요했다.
현재 전기차의 최대 단점 중 하나가 ‘충전소’ 시설이다.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Evcis)’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시설 수가 적다는 점이 아쉬운 사항이다.
전기차 급속 충전의 경우 0%에서 80%까지 충전시키는 데 약 30분, 완속은 100% 충전에 최대 4시간30분 소요됨에 따라 급속은 퇴근 후, 완속은 출근 또는 주말을 이용해 이용하는 것이 편리했다.
급속 충전기는 낮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전기차 충전소 주차 공간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거나 주차장 구석에 자리 잡은 충전기로 인해 빠른 충전을 할 수 없어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구청 등에 설치된 충전기는 업무 시간대 민원인 차량들이 몰려 충전 자체를 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퇴근 후 대형마트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소는 기다림 없이 이용이 가능했고 충전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거나 간단한 쇼핑을 할 수 있었다.
완속 충전은 일찍이 충전소를 찾아 충전기를 전기차 충전단자에 꽂은 뒤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보다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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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용 충전케이블을 이용해 일반 콘센트 충전 중인 쏘울EV. | ||
◇주차료 감면 등 전기차 혜택, 징수원 마음대로 해결
전기차는 ‘저공해자동차 1종’에 포함된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남산터널 혼잡료 면제,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적다. 노상 공영주차장 이용 시 징수원에게 저공해차임을 설명해 준 뒤에야 할인을 받았다.
하지만 징수원은 50% 감면 후 주차 요금을 높이는 등 몇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르게 했다.
남산터널 혼잡료 면제 차로에 전기차가 진입하자마자 면제 차량임을 인식하지 못해 징수원이 멈추라는 신호를 보낸 반면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태그를 인식한 센서는 ‘면제’ 차량임을 징수소 모니터에 표시했다.
서울시 산하 서울시설공단 도로교통본부 혼잡통행료관리소 측은 전기차 면제 기준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모르쇄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상용화 공무원 '탁상행정' 삐그덕, 환경부 등 ‘친환경 그린카’ 정책 책임감 가져야
16일 기준 Evcis에 등록된 전기차는 3221대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중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 해외 전기차 제조사는 한국에 자신들의 차량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한국전력 등은 충전소 확대를 위해 세부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등 정부는 2020년까지 누적 전기차 20만대 보급 목표를 세웠고 환경부 현행 사업을 통해 내년에는 1만여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정책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한달 동안 운행한 전기차는 진동·소음, 오염물질 발생 없는 미래형 자동차라고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충전소 주차·충전기 확대, 충전 시간 단축, 배터리 용량 향상 등 전기차 보급을 위한 정책 및 기술력 확보가 가장 필요했다.
특히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전기차 충전용 회원카드 발급 미안내·카드 배송 지연 등 공무원 행정주의, 비상 충전 대체 시스템 및 눈·비 가림막 ‘쉘터’ 미설치 등의 부실 운영은 정부가 수년간 준비해온 ‘친환경 그린카’ 정책에 ‘탁상행정’의 문제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