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 결정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자신이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불안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자신을 입지를 흔들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들을 향해선 "대통령을 잘 모른다"라고 했고, 최근에는 자신의 SNS에 '흰 머리 세가닥' '간장'등의 의미심장한 글을 올리면서 당 내 친윤(친 윤석열계)으로 분류되는 장제원·안철수·배현진 등 윤핵관 때리기에 나섰다. 최근 불거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과 상시소통하고 있다"라며 거듭 '윤심'을 내세웠다.
그러나 상황을 그리 녹록지 않다.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설을 부인하면서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혁신위) 첫 회의가 열리는 27일, 일명 당 내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재원 의원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도 개최되면서 당 내 세 대결이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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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27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참석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 대표는 최근 당 내 친윤 세력을 거론하며 “이분들이 윤 대통령을 잘 모르는 것 같다”라며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했는데, 대통령의 당 운영에 대한 생각을 봤을 때 이분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친윤계를 향한 견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흰머리 세가닥' 사진을 올리면서 “흰 머리카락 3가닥, 동시에 뽑은 것은 처음”이라고 적었다. 이는 불안한 자신의 상황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를 표현한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세 가닥’이 친윤 세력으로 분류되는 배현진·안철수·장제원 의원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1개씩만 났는데 3개가 나서 특이해서 올렸다.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면서도 "유한한 개혁 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데 당이든 신정부든 이런 것들을 실기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이스북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했다”라며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미끼는 친윤 배현진 최고위원을 간장은 ‘간 보는 안철수’ 의원과 윤핵관 장제원 의원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 앞에는 또 다른 바위 하나가 놓여졌다. 바로 친윤 장제원 의원이 이끄는 '미래혁신포럼'이 1년 반 만에 다시 기지개를 편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포럼에는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냈던 안철수 의원과 친윤석열계 의원 5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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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번 모임을 두고 친윤계 세력화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장제원 의원은 포럼이 끝난 후 기자들에 "포럼은 원래 있던 것을 재개한 것이고 다양한 콘텐츠로 의원 연구모임을 할 것"이라며 "세력화라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설과 관련, "자꾸만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라며 "이준석 대표와 저와 어떤 갈등이 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 의원이 이날 포럼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차기 당권을 위해 친윤계 의원들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안 의원은 "필요하다면 포럼에 회원으로 가입 못 할 이유는 없다"라고 답했다. 또한 이 대표의 간장 한사발 발언에 대해서는 "발언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 속이 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 강연자로 나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며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심의와 관련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그런 질문을 해도 답변이 있지 않다"라며 말을 아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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