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르포②-동대문·남대문]객 없는 시장 소줏잔 든 상인 '한숨' 안주
남대문 내외국인 발길 뚝…동대문은 괴담 직격탄에 더욱 썰렁
[미디어펜=김민우 기자] 국내외 관광객들로 평소 발디팀 없던 동대문·남대문 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4일 저녁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은 간간이 마스크를 쓴 외국인관광객의 종종걸음이 분위기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휑한 시장풍경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TV속 메르스 속보에 귀 기울이는 상인, 아예 일찍감치 문을 닫은 가게, 한마디로 삭막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수년째 잡화점을 운영하는 이 모(64)씨는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되던 터에 메르스마저 덮쳐 외국인 관광객 손님이 확 줄었다”며 하소연을 쏟아냈다.
![]() |
||
| ▲ 메르스 감염 공포로 한산한 서울 남대문시장 모습. 4일 오후 8시 관광객 등의 발길이 줄면서 적막한 분위를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 ||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손님없는 시장거리를 내다보다 포기한듯 가게 문을 닫고 인근 포장마차로 향한다. 포장마차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문을 일찍 닫은 상인들로 왁자하다. 삼삼오오 모인 상인들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푸념 섞인 한숨을 내뱉는다.
"이러다 밥도 굶는 것 아니냐"는 인근 상인의 말에 금세 합석한 또 다른 상인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 좋을 때는 나쁠 때 생각하고 나쁠 때는 좋았던 때를 생각해야지"라며 자위한다. 그래도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어 다행이라는 한 상인은 "힘들 때 이렇게 소주잔이라도 함께 기울일 수 있는 마음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게 그래도 위안”이라며 애써 웃어 보인다.
남대문 시장의 씁씁함을 뒤로 한채 찾은 동대문 시장의 모습은 더욱 어두웠다. 동대문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메르스 환자가 방문했다는 괴담과 메르스 환자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는 소식이 아예 찬물을 끼얹었다. ‘동대문에 가지마라’는 이야기까지 나돌면서 시장은 그야말로 적막함에 싸여 있었다.
동대문시장을 찾은 임모씨(26·여)는 “친구가 꼭 가보자고 졸라서 오긴 했지만 근처 국립중앙의료원에 메르스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는 소식에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동대문지하상가를 비롯해 평화시장, 도매 상가들이 있는 거리도 손님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밀리오레와 두타 등 동대문 거리를 수 놓았던 일본과 중국인관광객들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으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택시정류장에는 양손 가득히 쇼핑백을 든 요우커들이 보이기도 했지만 꽤 오랫동안 손님을 맞지 못한 듯 담배를 피워문 운전기사의 초조한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동대문 시장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씨(46·여)는 “외국인관광객은 물론 국내 손님들의 발길도 많이 줄어 들었다. 하루 빨리 메르스 사태가 진정돼 상권이 살아나기를 기다릴 뿐"이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