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국내 대기업그룹 두 곳 중 한 곳이 케이만군도 등 조세회피처(Tax Haven)에 역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상호출자제한 61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역외법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33개 대기업그룹이 조세회피처에 237개 역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3개 그룹의 전체 역외법인 3155개사의 7.5%에 해당한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 발생소득의 15% 이하인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전 세계 기업이나 부호, 투자자 입장에선 절세나 탈세 등을 위한 효자 지역이지만 각국 정부로선 엄청난 규모의 세수 감소의 주범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조세회피처에 있는 법인이라고 해서 모두 탈세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각 대기업그룹이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곳들도 많다. 예컨대 제품 판매업이나 무역, 물류 등의 관련 사업을 영위할 목적의 법인도 적지 않다.

국내 33개 그룹이 운영중인 조세회피처 내 법인은 홍콩이 140개사로 가장 많았고, 케이만군도 49개사, 파나마 19개사, 버진아일랜드 14개사, 마셜군도 6개사, 버뮤다 4개사, 모리셔스 3개사, 바베이도스 2개사 등 이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가장 많은 69개사로, SK그룹 전체 역외법인 284개사의 24.3%에 달했다. SK그룹 내 역외법인 네 곳 중 한 곳이 조세회피처에 있는 셈이다.

SK그룹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별로 보면 홍콩 32개사, 케이만군도 32개사, 파나마 3개사, 버진아일랜드와 버뮤다 각 1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역외법인은 해운업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로 금융업이나 투자자문업, 벤처투자 등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롯데그룹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은 홍콩 25개사, 버진아일랜드 9개사, 케이만군도 3개사, 모리셔스 1개사 등 38개사로 두 번째로 많았다.

삼성그룹은 홍콩 16개사, 파나마 3개사, 케이만군도 1개사 등 모두 20개사의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에 둔 것으로 파악돼 3위를 차지했다.

이어 CJ그룹은 홍콩 10개사와 버진아일랜드 2개사 등 모두 12개사로 집계됐고 이랜드그룹은 홍콩 8개사, 케이만군도와 버뮤다에 각각 1개사 등 모두 10개사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도 홍콩과 파나마, 마셜군도에 각각 2개사, 버뮤다와 모리셔스에 각각 1개사 등 모두 8개사의 역외법인을 보유했다.

한화그룹과 현대그룹, 효성그룹 등 3개 그룹은 홍콩 등 조세회피처에 7개씩의 역외법인을 두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홍콩 4개사와 바베이도스 1개사 등 5개사, 한국가스공사도 마셜군도 4개사와 버뮤다 1개사 등 5개사의 역외법인을 각각 조세회피처 국가에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LG그룹, 한진그룹, 미래에셋그룹 등은 각각 4개사,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코오롱그룹 등은 3개씩의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