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페루에 아깝게 패하며 첫 승 신고에 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페루와 역대 전적 1무 2패로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이날 페루전이 3번째 A매치였다. 지난 3월 열린 두 경기에서 1무1패(콜롬비아전 2-2 무승부, 우루과이전 1-2패)를 했고 페루에도 져 1무 2패를 기록했다.

   
▲ 이강인이 페루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호는 오는 20일 대전에서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다시 첫 승에 도전한다. 엘살바도르는 15일 일본과 경기를 치러 0-6으로 대패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수비의 중심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이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도 스포츠 탈장 수술 후유증으로 뛰기 힘들어 벤치만 지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현규(셀틱)를 최전방에 두고 황희찬(울버햄튼)과 이강인(마요르카), 이재성(마인츠)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원두재(김천)에게 맡기고 이기제(수원), 박지수(포르티모넨세), 정승현(울산) 안현범(제주)으로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오현규는 A매치 첫 선발, 안현범은 A매치 데뷔 출전이었다. 손흥민 대신 김승규가 주장 완장을 찼다.

새로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한국대표팀은 경기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수비에서 페루의 강한 전방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 밀렸다.

페루에게 초반부터 몇 차례 슈팅을 허용하던 한국은 이른 실점을 했다. 전반 11분 한국 수비진이 페루의 레이나를 놓쳤다. 게레로의 패스를 받아 편안한 상테로 슛 찬스를 잡은 레이나가 강력한 왼발슛을 때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 한국이 전반 11분 페루에 선제골을 내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수세에 몰렸던 한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황인범과 이재성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볼 점유율을 높여갔고, 이강인이 드리블과 패스로 공격을 이끌면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 25분에는 황희찬의 슛이 수비수의 몸을 던진 방어에 막혔다. 전반 33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날린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슛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 추가시간 이강인의 회심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막히면서 한국은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자 주도권은 한국이 잡았다. 후반 16분 황희찬이 왼쪽에서 가운데로 보낸 크로스를 이강인이 슬쩍 흘리면서 오현규에게 결정적 슛 기회가 찾아왔다. 오현규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슛을 했지만 달려나온 골키퍼 뒷다리에 볼이 걸리면서 절호의 득점 기회가 날아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8분 오현규와 이재성을 빼고 조규성(전북)과 홍현석(KAA 헨트)을 교체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에는 특히 이강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페루 선수와 볼 다툼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고, 틈만 나면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강인이 올려준 볼을 조규성이 헤더슛으로 연결했는데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막판으로 향하면서 체력 싸움이 되자 한국은 황의조, 나상호(이상 서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을 추가로 교체 투입해 더욱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하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44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조규성이 다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외면했다.

김민재가 빠진 한국은 너무 쉽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손흥민이 빠진 한국은 한 골도 못 넣으며 페루에 0-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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