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2%대로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경까지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2%로 지난해 하반기(5.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올해 들어선 연초 5.2%에서 5월 중 3.3%로 빠르게 둔화했다. 다만 한은은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물가안정목표(2%)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변동 요인으로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작년 하반기 0.72%포인트에서 올 상반기 –0.50%포인트로 축소됐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던 국제유가가 지난해 중반 이후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빠르게 축소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반면 최근 섬유제품가격 상승률이 원재료비 인상, 대면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확대됐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높은 수준에서 둔화하고 있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기요금(1월, 5월)과 도시가스요금(5월) 인상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전기·가스·수도요금 기여도는 지난해 하반기 0.63%포인트에서 올해 상반기 0.88%포인트로 다소 확대됐다.

식료품·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말 이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둔화속도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올해 1월 4.1%였던 근원물가는 5월에는 3.9%로 더디게 둔화하면서 4월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근원물가 내 품목별로 살펴보면, 집세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품과 집세를 제외한 서비스는 경직적인 흐름을 나타냈으나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4%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근원물가 내 관리물가 상승률이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여타 근원물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 하름을 이어갔다. 한은은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데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근원물가의 경우 전망의 상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호한 소비 및 고용 흐름이 이어질 경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근원물가 파급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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