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의 고금리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17일부터 인하한다. 가산금리는 기존 1.99%에서 1.5%로 0.49%포인트 인하되며, 기존 대출 보유고객 약 4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고객도 인하된 금리가 적용된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조만간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내릴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20년 5월 금리확정형 계약대출 가산금리를 2.3%에서 선제적으로 0.5%포인트 인하했고, 올해 2월 1일부터 기존 1.8%에서 1.5%로 추가 인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역시 다음달 중 금리확정형 계약대출에 대해 가산금리를 기존 1.99%에서 1.5%로 0.49%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도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이달 31일부터 DB손해보험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도 이르면 오는 31일 0.5%포인트 내리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 결과에 따른 것이다.

보험계약대출은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처럼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금융서비스다. 따라서 돈을 떼일 염려가 없음에도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받고 있어 지적을 받아왔다.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쉽고 빠르게 대출받을 수 있어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해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기준금리+가산금리’로 산정한다. 기준금리는 보험계약에 지급되는 이자율이며, 가산금리는 대출업무 관련 인건비·물건비 등의 업무원가, 유동성 프리미엄(예비유동성 기회비용), 목표이익률, 교육세 등의 법적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금감원 점검 결과 보험회사 간에 가산금리 항목이 일부 상이하고 보험계약대출과 관련이 적은 비용이 배분되는 등 불합리한 사항이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3개 생명보험사와 1개 손해보험사는 가산금리 산정 시 법인세 비용은 업무원가 배분대상이 아닌데도 업무원가 항목에 배분해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는 대출업무와 관련성이 적은 상품개발 부서에서 발생한 비용을 업무원가에 포함시키거나 합리적 근거없이 금리유형별로 상이한 업무원가를 적용하기도 했다.

또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한 보험계약대출은 특성상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로 인한 비용과 관련이 없는데도 9개 생명보험사는 가산금리 내 유동성 프리미엄에 시장금리 변동위험에 따른 기회비용을 반영했다.

아울러 6개 생명보험사와 4개 손해보험사는 목표이익률을 별도로 산출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먼저 확정한 후에 업무원가를 빼서 목표이익률을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산출하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점검 결과 확인된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모범규준 개정 등을 통해 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