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대·수원대·동서울대…위치와 다른 지역명 사용 이유도 갖가지
해외 유명 대학명 사용 서경대…대학가 "지명 유명도 이용한 것" 지적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지역명을 사용하는 대학 가운데 일부 학교가 현재 위치와 전혀 상관없는 곳의 지명을 교명으로 이용, 대학가에서는 이들 학교가 지역명에 편승한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역명을 사용하는 대학 중 ‘서울’ 지명이 포함된 곳은 서울대, 서울교대, 서울기독대 등으로 강원대, 부산대, 대전대, 경남대 등도 지역 명칭을 교명으로 사용 중이다.
지역명을 사용하는 대학 대부분은 지역을 대표한다는 의미와 함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지명을 교명으로 활용한다.
이 가운데 남서울대학교의 경우 충남 천안시에, 수원대학교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전문대인 동서울대는 경기 성남시에 둥지를 틀고 있어 지명과 상관없는 위치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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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서울대·동서울대·수원대 등 일부 대학이 학교 위치와 다른 지역의 명칭을 교명에 포함시켰다. 남서울대는 설립자의 뜻으로, 동서울대는 서울과 가까워서, 수원대는 과거 지명 등을 이유로 현재 교명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들 대학은 교명에 포함되는 지역에 위치하지 않으면서 지명을 대학 명칭으로 포함시켰다.
타 지역 명칭을 사용하는 대학들은 갖가지 이유를 들며 지명이 포함된 교명을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학가에서는 ‘지역명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서울대 입학홍보과는 “과거 대유공업전문대 당시 재단이 바뀌면서 학교명을 변경했다. 서울 근교에 있기에 ‘동서울’이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서울대 홍보디자인과 관계자는 “남서울대 교명은 설립자(이재식 이사장)의 특별한 뜻이 있어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의 남쪽에 있으니깐, 서울 남쪽의 중심이 되고 싶어서 남서울대라고 한 것이다. 학교로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받아서 학생들도 학교명에 만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서울대·동서울대 논리라면 신설 대학이 교명을 선택 시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 외 지역에서 북서울대, 서서울대로 학교 설립할 수 있는 셈이다.
수원대학교는 교명과 달리 경기 화성시에 있지만 과거 행정구역이 수원시이기 때문에 과거 지명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위치에 대해 수원대는 대학본부와 가까운 지하철 1호선 병점역이 아닌 거리가 먼 수원역에서 학교로 찾아오도록 안내하며 ‘수원’을 강조하고 있다. 병점역에서 수원대로 이동 시 택시를 이용할 경우 평일 오전 기준 이용료는 1만원 미만인 반면 수원역에서는 20%가량 높은 교통비를 지불해야 한다.
수원대 홍보실 관계자는 “과거 행적구역상 현재 위치는 수원이었다. 1949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화성시가 됐다. 수원시가 행정주심지였으니깐 이를 본 받은 것이다. 수원역이 인지도가 높은 반면 병점역을 모르니깐 학교 안내를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49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화성시로 변경됐지만 1977년 개교한 수원대는 현 위치가 아닌 과거 지명을 고수하면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재학생 김모씨(24·여)는 “학교를 처음 찾아갈 때 수원에 있는 줄 알았는데 화성에 있어서 황당했다. 화성보다 수원이 인지도가 높으니깐 이를 이용해 수원에 없으면서 수원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설립 시 교명 등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 대학이 인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설립은 대학설립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교육부 장관이 결정하는 것이다. 국민 혼란이 될 수 있는 교명 등의 경우 인정받을 수 없다. 이러한 부분에서 남서울대 등은 당시 문제가 없기에 인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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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동경대·중국 북경대 교명에 '경'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국내 사립대인 서경대가 이들 대학 명칭을 광고에 이용하면서 인터넷상에서는 '부산에는 부경대가, 서울에는 서경대가 있다'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사진=미디어펜 |
이 가운데 서경대학교는 과거 자신들의 교명을 해외 유명대학과 연결시킨 광고를 펼쳐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 서경대는 ‘동경에는 동경대가, 북경에는 북경대가, 서울에는 서경대’라는 타이틀로 광고를 펼쳐 웃음을 선사했다.
나사렛대학교의 경우 국제교류 인프라를 통해 해외 50여개 대학이 같은 교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서경대는 국내에만 존재하는 사립대에 불과하다.
각 국가의 국립대인 일본 동경대, 중국 북경대와 아무런 상관없는 서경대가 이들 학교 교명에 ‘경’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해당 대학명을 광고에 이용한 것으로 이 같은 황당 광고가 논란이 되자 한 네티즌은 ‘부산에는 부경대가, 서울에는 서경대가 있다’는 문구를 게재한 바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대학이 지역명을 활용하는 것은 지명을 통해 이름을 알리려는 수단이다. 남서울대 등은 이런 부분에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서경대 같은 경우도 한 때 논란이 된 것으로 교명을 활용한 황당 마케팅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