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과 8강전을 앞두고 '선물'을 받았다. 2027년까지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한식당에서 신태용 감독과 악수하는 사진을 게시하며 "한국 음식을 함께 즐긴 뒤 우리는 2027년까지의 인도네시아 대표팀 프로그램을 논의했고, 신태용 감독과 계속 함께 일하기로 했다"는 멘트를 덧붙여 놓았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이 직접 신태용 감독의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과 신태용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 SNS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함께 U-23(23세 이하)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은 26일 새벽 2시 30분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토히르 축구협회장이 신 감독 계약 연장 건을 공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신 감독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조별리그에서 강호 호주를 1-0으로 꺾는 등 이변을 일으키며 조 2위(2승 1패)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런 신 감독의 업적을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인정하고, 8강전 결과와 상관없이 신 감독의 계약 연장을 결정하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신 감독 계약 연장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CNN 인도네시아는 이날 "토히르 회장이 신태용 감독과 계약을 연장했음을 확인했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른다면 인도네시아는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면 파리올림픽으로 직행하고, 4위를 하면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파리올림픽행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게 된다면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8년 만이다.

신태용 감독은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맡아 지휘하면서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강팀으로 조련해왔다. 신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준우승, 2023년 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 U-20 아시안컵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한편, 황선홍 한국 U-23 대표팀 감독은 인도네시아와 8강전을 앞두고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은 반드시 인도네시아를 꺾고 4강에 올라야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황선홍-신태용 감독의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신 감독의 계약 연장 소식까지 전해져 '한국인 감독 더비'에 쏠리는 축구팬들의 관심은 더욱 치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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