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전환하는 혼합형보다 안정적…하단 0.5%p 낮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은행권이 '주기형 주담대'라는 명칭의 새로운 대출로 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기존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과 달리 주기형은 5년간 고정금리 후 재산정되는 금리로 5년간 고정금리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원리금 상환액이 항상 일정하기를 희망하는 대출자에게 유리한데, 장기적으로 금리 변동기에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최근 주기형 대출금리가 혼합형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대출자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은행권이 '주기형 주담대'라는 명칭의 새로운 대출을 내놓으며 모객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지난달 24일 주기형 주담대의 후발주자로 본격 참전하면서, 5대 시중은행 간 대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KB국민·신한·우리 등의 시중은행이 지난해 주기형 대출을 첫 선보였고, 하나은행이 지난 2월 말 주기형 대출을 내놓은 바 있다.

주기형 주담대의 최대 장점은 금리 변동기에도 등락이 없는 '안정감'이다. 은행들이 내놓은 상품을 살펴보면 혼합형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후 1년이나 6개월 주기의 변동금리로 대체된다. 변동형은 6개월마다 대출금리가 바뀌는 상품으로, 초저금리 시기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고금리 시기에 상환 리스크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선택지다. 

반면 주기형은 5년 간 고정금리 후 갱신 시점의 금리로 향후 5년 간 금리가 고정되는 형식이다. 혼합형과 변동형보다 원리금 상환규모를 장기적으로 사전 예측할 수 있는 게 장점인 셈이다.

더욱이 변동금리형보다 우호적인 조건임에도 불구, 금리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은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25일 연 3.39~5.59%에 내놓아 혼합형 연 3.73~5.63%보다 낮았다. 주요 은행 중 하단금리가 가장 낮은 점이 눈길을 끈다. 

같은 날 우리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연 3.87~5.07%로 혼합형 연 5.09~5.48%보다 하단에서 1.22%포인트(p) 낮았다. 신한은행의 금리는 연 3.66~5.67%로 집계됐는데, 혼합형을 없애고 주기형만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주기형과 혼합형 모두 연 3.46~4.86%로 동일했고, 하나은행도 하단금리가 연 3.54%(비대면 가산 금리 제외)로 동일했다.

지난해 은행권 주기형 대출비중은 평균 18%에 불과했다. 추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소비자들로선 고금리를 안고 가는 게 무리인 까닭이다. 은행들도 현재로선 상품 금리를 더 낮출 여력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주기형 주담대는 앞으로 변동형·혼합형보다 대세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가계부채와 고금리 리스크를 의식해 새 행정지도를 본격 개시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구조 개선 신행정지도 시행'에 따르면 은행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비율이 30% 신설됐다. 

아울러 분할상환 목표비율도 일반주담대를 2.5%p 상향한 62.5%로 조정했다. 장기주담대는 현재 분할상환 비중이 82.8%에 달하는 만큼 8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자체 주담대로 약정만기 5년 이상의 순수고정이나 주기형(변동주기가 5년이상) 주담대로 목표비율을 채워야 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정책모기지를 제외하면 은행 자체 고정금리 비중은 여전히 낮고, 은행 자체 고정금리 상품 중에서도 순수고정금리보다 혼합형 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한계"라며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은행 자체 순수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당국은 은행들이 주기형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목표 달성시 각종 출연료 우대 등 유인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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