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세제 인센티브 지원’ 내용 없어…시장 실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 정부‧금융당국이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지만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의 상승 동력도 한풀 꺾였다는 반응이다. 대외 상황도 불확실하게 돌아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국내 증시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양 시장의 거래대금이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각각 8조9027억원, 7조7676억원으로 모두 10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부와 당국이 ‘밸류업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한 날이었다. 그런데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회사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현대차(-0.80%), KB금융(-4.37%), 메리츠금융지주(-0.88%), 하나금융지주(-2.90%) 등 저PBR주로 손꼽히는 회사들이다. 코스피‧코스닥도 약보합 마감했다.

지난 2일 오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이 진행한 ‘기업 밸류업 지원을 위한 2차 공동세미나’에 대해서는 이미 기대감이 한 차례 꺾여있는 상태였다. 지난달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예상보다도 훨씬 더 큰 패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이번에 나온 가이드라인에는 상장사가 스스로 기업가치 수준을 평가해 이를 높이는 방안을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시 이행을 성실히 한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업계를 대표하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공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시장의 뭍밑 여론은 조금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 정도론 부족하다’는 쪽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 기대됐던 강제성‧구체성 기준이 전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다. 저PBR주들의 경우 이미 한 차례 주가 부양이 있었기 때문에 기대만 못한 가이드라인 내용에 상승분의 상당폭을 뱉어내려는 흐름이 포착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이달 중 최종 확정해 가능한 기업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공시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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