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대학구조개혁 '주홍글씨' 후폭풍 학생만 봉?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발표, 하위 등급 대학들 대책 마련·강경 입장 등 내세워
일부 대학 신입생 모집 타격에 '불명예' 숨기기…학자금 제한 등 결국 학생들만 피해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해 등급에 따라 정원감축 비율 및 재정지원 제한 대상을 선정하면서 대학가에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A~E등급으로 구분된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발표되면서 A등급(자율감축)을 제외한 나머지 B~E등급 대학은 사실상 강제 정원감축 비율이 정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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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학공공성 실현 대학 네트워크 모두의 대학' 회원들이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번 평가에서 ▲A등급 일반대 34개교·전문대 14개교 ▲B등급 56개교·26개교 ▲C등급 36개교·58개교 ▲D등급 26개교·27개교 ▲E등급 6개교·7개교 등 학교별 등급이 확정됐고 정원 감축 비율은 B등급 4%(일반대)·3%(전문대), C등급 7%·5%, D등급 10%·7%, E등급 15%·10%다.
특히 D등급 대학은 신규사업 지원과 신·편입생 국가장학금II 유형 및 일반학자금대출 50% 제한(D+ 제외), E등급은 신규·기존 사업과 국가장학금 I·II, 일반·든든학자금대출이 전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A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최우수대학 선정이라는 기쁨을 누리는 반면 B등급 이하 대학은 정원감축에 따른 재정 악화, D·E등급의 경우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학생 피해 막아라” 대책 마련 고심
D·E등급에 포함된 대학들은 학자금대출 제한, 신규사업 지원 제외 등 불이익을 받는다. 이에 대학별로 자구책을 마련해 불명예에 따른 오명을 씻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그리스도대에서 교명을 변경한 KC대학교는 장학금 지급비율 확대 및 교과과정을 개편하겠다고 발표,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상지대·수원대·한성대 등을 비롯해 전문대인 서일대·웅지세무대·강원도립대 등은 자체 재원을 마련해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장학금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건국대 글로컬캠 관계자는 “신입생에게만 해당되는 2016학년도 국가장학금 II유형은 대학 자체 재원을 투입,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신규 국책사업의 경우 대학재정 투입을 통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웅지세무대 관계자는 “교육부 정책이니깐 학교 내부에서는 (평가 결과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학생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구상하는 중이며 서정대, 대구미래대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곳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자 고려대 세종캠퍼스 기획·교학·사무·입학홍보처 등 처장 5명을 일괄 사퇴했고 수원대 보직교수들은 전원 물러났으며 신승호 강원대 총장은 학교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과거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으로 불명예를 안은 대학들이 처장단, 보직교수 등 사퇴를 통해 비상체제를 유지하며 사태 해결에 나선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 “교육부 평가는 잘못된 것” 강경 입장 세운 대학들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에 일부 대학은 교육부에 불만을 제기, 몇몇 학교 구성원은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남대 측은 교육부가 제시한 컨설팅 이행과제를 통해 학과 통폐합 등을 실시했는데 이번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것에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서경대는 6개 항목 중에서 중장기발전계획 적절성, 특성화 계획 수립, 추진, 성과 등 최상위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초 교육부의 방침(상위 10% 등급 상향)에 따라 등급의 상향 조정을 기대했으나 승급 대상 없음이라는 교육부의 방침 변경에 매우 애석할 따름이다”는 교육부 평가에 불만을 제기했다.
대경대는 공정한 평가가 이행되지 않고 신뢰성이 무시됐다며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했고 강원대 총학생회 등은 대학본부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일부 전문대는 연대를 통해 법적 소송 등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하위 등급인 'D+'을 받은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 이번 평가에서 전국 66개교(전문대 포함)이 낙제점을 받았으며 이들 대학은 학자금대출·재정지원 사업 등의 제재를 받게됐다. /사진=미디어펜 | ||
◇ ‘쉬쉬’ 신입생 모집 타격 입을라…
이번 대학구조개혁 하위등급을 받은 대학들 중에는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으며 쉬쉬하지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4년제 일반대학보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을 일찍 시작한 전문대 중 동서울대·한국관광대·한국복지대(D+), 송호대·천안연암대(D), 영남외대(E) 등의 경우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 하위 등급인 D·E등급을 받은 사실에 대한 입장을 홈페이지 등에 밝히지 않은 채 신입생 모집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이들 전문대 중에는 과거 인증 받은 사항이나 좋은 성과만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대학구조개혁 ‘불명예’ 평가를 숨겼고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 I·II 제한 등 신입생이 받을 불이익에 대한 공지사항은 외면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하위 등급 대학의 경우 수시모집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등록금 의존도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모집에 신경쓰는 모습이지만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결국 ‘정원감축’…각종 불이익 학생에게만 피해 지적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정원감축 외에 ‘퇴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하나하나가 국가적으로, 사회적 자산이며 지역사회에서 역할도 있기에 퇴출 염두는 아니다. 컨설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 따라 교육부는 해당 대학들이 5439명의 정원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평가 자체로 인해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하위그룹 대학들 중에는 상당수가 부정·비리가 적발되거나 부실한 교육여건으로 개선 조치가 필요할 수 있지만 부정·부실대학 해소를 위해 부정·부실 운영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해야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학 낙인찍기와 재정지원 제한 조치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