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노조 736개소 중 614개소 회계 공시
한국노총 소속 노조 공시율 97.6%, 민주노총 소속 노조 82.5%
노조 총 수입 6408억원·평균 지출 10억3000만원…업추비·사업비↑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시행한 노조 회계공시에 올해 상반기 공시 대상 10곳 중 9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앞서 입장을 밝힌 대로 공시에 불참했다.

   
▲ 2024년 상반기 공시 노조(1000인 이상)의 총 수입‧지출 현황./사진=고용부


고용부는 노조 회계 등록 기간인 지난 3~4월 두 달 동안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노조‧산하조직 736개소 중 614개소가 회계를 공시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노조 조합원의 재정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고, 미가입 근로자의 선택권·단결권을 보장해 노조의 민주적‧자주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1일 시행됐다. 공시 대상은 조합원 1000명 이상 소속된 노조(산하조직)와 그 상급단체 등으로, 모두 결산 결과를 공시하면 조합원은 해당 연도에 납부한 조합비의 15%를 세액 공제 받을 수 있다.

올해 공시 대상인 736개소 중 노조 합병∙분할∙해산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회계연도 종료일이 12월 31일이 아니어서 하반기 추가 공시기간인 9월 말까지 공시할 예정인 49개소를 제외하고 상반기 공시 대상 687개소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상반기 공시율은 89.4%로 산출된다. 이는 지난해 공시율인 91.3%보다 1.9%p 하락한 수치다. 

양대노총 공시율은 한국노총 97.6%, 민주노총 82.5%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가맹 노조 공시율은 전년(94.0%) 대비 3.6%p 증가한 반면,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경우 지난해 공시에 참여했던 금속노조와 그 소속 산하조직이 불참하는 등 영향으로 지난해 94.3%보다 11.8%p 감소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2월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는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회계공시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양대 연합단체에 속하지 않은 노조 공시율은 91.5%로 지난해 77.2%에 비해 14.3%p 상승했다.

   
▲ 조합원 수 1000인 이상 노조 회계공시 현황./사진=고용부


노조 총 수입은 6408억 원으로 한국노총은 137억 원, 민주노총은 224억 원을 공시했다. 

노조당 평균 수입은 10억4000만 원, 중위 수입은 4억3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조합비가 총 5800억 원(평균 9억4000만 원, 중위 3억8000만 원)으로 수입 대부분인 90.5%를 차지했으며 기타 수입(369억 원, 5.8%), 수익사업수익(157억 원, 2.5%), 후원금 등 보조금(60억 원, 0.9%)이 뒤를 이었다. 

노조별로 보면 민주노총이 223억 원으로 가장 많은 조합비 수입을 공시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 중 전국교직원노조(151억 원), 공공운수노조(147억 원), 보건의료노조(145억 원), 전국철도노조(144억 원) 등 순으로 많은 조합비를 공시했다. 

한국노총 소속 중에는 전국우정노조(101억 원)가 조합비 수입이 가장 컸고,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86억 원), KT노조(7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시한 567개소의 2년간 결산 결과를 비교하면 총 수입은 6159억 원에서 6222억 원으로 1.0% 늘었고, 수익사업수익은 113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36.0% 증가했다. 다만, 보조금 수입은 지난해 55억 원에서 올해 21억 원으로 60.9% 감소했다. 

   
▲ 최근 2년간 항목별 지출 비교(2년간 공시한 567개소 대상)./사진=고용부


노조 평균 지출은 10억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인건비는 6.1% 줄어든 데 반면, 업무추진비와 사업비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출 총액은 6316억 원으로 노조 당 평균 지출은 10억3000만 원, 중위 지출은 3억7000만 원이었다. 주요 지출 항목 중 인건비가 1088억 원(17.2%)으로 가장 많았고, 조직사업비(617억 원, 9.8%), 교섭쟁의사업비(380억 원, 6.0%), 업무추진비(287억 원, 4.6%) 등이 뒤를 이었다.

2년간 공시한 567곳의 결산 결과를 비교했을 때 인건비는 평균 6.1%(1200만 원) 감소한 반면, 교섭쟁의사업비(11.3%)와 교육홍보사업비(10.3%), 총회등대회비(1.4%)를 중심으로 사업비 평균 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식 장관은 "올해 회계공시에 참여하지 않은 노조도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향후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정부는 회계공시 제도가 현장 공감을 바탕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컨설팅‧교육 등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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