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효성·HS효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조현준 회장, ㈜효성 이끌며 스판덱스·수소 사업 집중
조현상 부회장, HS효성 맡아 탄소섬유·타이어 보강재 경쟁력 강화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효성그룹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조현준 회장이 화학·섬유·중공업 등을 맡게 되며, 조현상 부회장은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끈다. 

사업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조 회장은 스판덱스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탄소섬유와 타이어 보강재 중심의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사진=효성 제공


◆ 형제 독립경영 준비 ‘착착’…신설 지주사는 HS효성

1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주사인 ㈜효성을 인적분할해 신설 지주를 설립하기로 했다. 분할 신설 지주사 상호는 HS효성으로 확정했으며,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둔다. 

분할을 위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효성은 회사 분할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분할재상장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는데 지난달 29일 재상장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오는 6월 14일에는 회사 분할 계획을 승인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7월 1일에는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HS효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하게 된다. 

2개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되면 효성그룹은 본격적인 형제 독립경영 시대를 열게 된다. ㈜효성은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티엔에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조 회장이 이끈다. 

신설 지주사인 HS효성은 조 부회장이 맡는다. 조 부회장은 HS효성 출범을 앞두고 계열사 지분 정리에도 나섰다. 그는 효성중공업 지분을 추가로 팔아 지분율을 3% 미만으로 줄였다. 

기존에는 효성중공업 지분 3.1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0.48% 지분을 장내 매도해 지분율을 2.68%로 낮췄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화가 가능하며, 전문성 강화 및 기술 혁신 등도 장점이 될 수 있다”며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별 글로벌 경쟁력 제고 나서…신사업도 육성

형제 독립경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면서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조 회장은 스판덱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조 회장이 이끄는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점유율 30% 수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이번에는 베트남에 총 1조 원을 투자해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장은 연간 20만 톤의 바이오 BDO를 생산하게 되는데 2026년 상반기 5만 톤을 시작으로 점차 생산능력을 늘려나가게 된다. BDO는 스판덱스 섬유를 만드는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원료 등에 사용되는 화학소재로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베트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확보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스판덱스의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와 타이어 보강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조 부회장은 탄소섬유 사업을 초창기부터 직접 이끌어왔으며, 탄소섬유 생산력 증대에만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지난해 9000톤 규모에서 올해 1만6000톤까지 늘어나며, 2028년까지는 2만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어 보강재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 맞춰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로 인해 내연기관차에 비해 300~500kg 더 무겁다. 이 때문에 전기차 타이어는 더 강도가 높아야 하는데 효성첨단소재는 고강도 타이어 스틸 코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도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과 신규격을 개발을 진행 중으로 이를 시장점유율을 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기존 사업 외에도 미래 신사업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미래 신사업으로 수소를 점찍고 1조 원을 투입해 3만9000톤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T)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직접 공들인 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는 만큼 재원 마련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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