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6월 A매치(월드컵 2차예선)도 임시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다. 대표팀 감독 선임도 제대로 못해 힘겨워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두 경기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기로 하고, 임시 사령탑에 김도훈(54) 전 울산HD 감독을 선임했다고 20일 발표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월 6일 싱가포르와 원정경기에 이어, 11일 중국과 홈경기로 월드컵 2차예선 조별리그 마지막 5, 6차전을 갖는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를 대비해 오늘(20일) 오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 6월 두 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 울산 감독 시절의 김도훈 감독. 축구대표팀은 6월 열리는 월드컵 2차예선 두 경기를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수 시절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김도훈 감독은 2005년 성남일화 코치를 시작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HD의 감독을 거쳐 2021년부터 1년 여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2020년 울산HD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정해성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김도훈 감독은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하며 "싱가포르 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현지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김도훈 대표팀 임시감독 선임 이유를 전했다.

한국은 월드컵 2차예선 4차전까지 치른 결과 C조 1위(3승 1무 승점 10)에 올라 있다. 6월 치르는 싱가포르, 중국전에서 이변이 없는 한 조 1위를 차지해 무난하게 3차 예선(최종 예선)에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임시 감독 체제로 월드컵 예선을 치르게 된 것은 축구협회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한 후 수준 이하의 대표팀 운영으로 큰 실망감을 안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것이 2월 16일이었다. 이후 3개월이 넘도록 축구협회는 후임 감독 선임을 못하고 있다.

3월 A매치(월드컵 2차예선 태국과 2연전) 때만 해도 새 감독 선임을 하기에 시간이 촉박해 축구협회는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로 A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황 감독은 흐트러진 대표팀 분위기를 수습하며 태국전을 1승 1무로 이끌기는 했지만, U-23 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이 직격탄을 맞았다. 4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한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4강 진출에도 실패하며 파리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된 것.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황 감독이 A대표팀을 맡느라 한 달가량 자리를 비운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그동안 한국대표팀 새 감독 후보로는 에르베 르나르 전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제시 마치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세뇰 귀네슈 전 튀르키예 대표팀 감독 등 다양한 외국인 감독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계약이 성사된 감독은 없이 시간만 흘렀고, 결국 6월 A매치도 김도훈 '임시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축구협회는 마치 감독, 카사스 감독과 협상을 벌였으나 모두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9월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 예선은 정식 감독을 선임해 준비한다는 계획이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협상에 난맥상을 드러내 또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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