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 의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명호 원장, 삼성생명 홍원학 사장,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대표이사, 칼라일그룹 하비 슈와츠(Harvey M. Schwartz) 대표이사,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 주한뉴욕총영사관 김의환 총영사,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서울특별시 강철원 정무부시장,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모건스탠리 다니엘 심코위츠(Daniel Simkowitz) 공동대표,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이사, 현대해상 조용일 대표이사, JP모간 김기준 한국대표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NVEST K-FINANCE : NEW YORK IR 2024)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이달 우리금융지주 자사주 약 14만주를 장내 매입했다. 조 은행장은 이번에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며 총 3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조 은행장은 우리은행의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13.2% 상승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수장도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한 자리에서 해외투자자들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양 회장은 KB금융이 분기 균등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수익이 창출된다면 가급적 많은 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자본관리정책을 핵심자기자본비율(CT1·core tier) 13% 중반대로 관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양 회장은 지난 3월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00주를 주당 7만7000원(총 3억 8500만원)에 사들였다. 양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우리사주조합 조합원 계정 포함)는 총 5914주로 집계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림’이 추진 중인 가운데 국내 최대 금융그룹 수장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목표로 발행주식을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신한의 발행 주식량이 타 은행에 비해 125~160% 정도 많은데 ROE 10%를 목표로 하면서 손실흡수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발행주식 줄일 것”이라며 “당분간 현금 배당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2~3년 정도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발행 물량을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1만8937주를 기록했다. 진 회장은 작년 6월에도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자사주 5000주를 주당 4만2000만원에 매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으로 주주환원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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