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모집 어떡해"…수시 코앞 대학구조개혁 발표 기준 뭐길래?
대학구조개혁, "교육부 방침 따랐는데 하위권" 재심 요구
교육부 "등급 변경없다"…대학 흔들기 위한 평가 지적도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대학구조개혁에서 하위 평가를 받은 대학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공정한 심사를 했다며 기존 등급 부여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0.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대학들을 손에 쥐고 흔들기 위한 수단으로 대학구조개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전국 289개 대학(일반대·산업대·전문대)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발표하자 자율감축이 가능한 A등급 대학 48개교(일반대학 34·전문대 14개교)를 제외한 나머지 B~E등급 학교들은 정원감축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공정한 심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D등급을 받은 지방소재 A대학은 “(대학구조개혁 평가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다. 학생들이 반발하는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불필요한, 정확하지 않은 루머가 돌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B대학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연차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등 교육부 방침에 적극 부응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대학 혁신을 추진해온 결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정책상 오류다. 행정소송 대상이라고 판단된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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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지난 4~8월까지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정량·정성평가를 실시, 교육여건·학사관리·학생지원·교육성과 등을 평가해 A~E등급을 부여했다.
이후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B등급 이하 대학은 정원감축을 해야하는 부담감을, D·E등급은 정원을 대폭 줄이면서 재정지원 등이 제한됨에 따라 ‘부실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학들은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교육부 방침을 수용했지만 낙인만 찍혔다며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개별 대학의 이의 제기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며 등급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대학평가과 관계자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는 정부가 정한 것이 아니라 대학 사회에서 의견 수렴했다. 평가 진행을 모든 대학에 동일하게 진행한 것으로 평가는 동일해야 한다. 형평성 문제이기 때문에, 획일적이라는 지적은 논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특성을 봐달라’ 등에 대해선 동일한 기준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부분적으로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지만 앞서 공식 절차를 밟아 점수가 조정이 된 대학도 있다. 평가 자체에 대해서 불만이라고 한다면 절대 다수의 대학이 불만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평가 점수에서 0.1점 차이로 등급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가에서는 교육부의 획일화된 평가라고 비난하고 있다.
서울소재 C대학은 “우리 대학은 B등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소수점대 점수 차이로 A등급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 B·C등급이 무난하다고는 하지만 A등급에 얼마 차이나지 않은 점수로 정원감축 대상에 오른 것에 아쉬움이 큰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을 진행하는 것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정원감축을 통한 선제적으로 대응 및 교육 질 향상을 위해 평가를 진행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수시모집 직전 등급을 발표하는 등 정작 대학을 흔들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를 진행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 구조개혁 법안’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 결과에 따른 강제적인 정원 감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근거 법률도 없는 상태에서 교육부는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적 정원 감축 비율을 대학들에게 권고, 말이 권고이지 교육부가 평가 권한을 쥐고 있는 현실에서 대부분 대학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교육생태계 조성 등을 이유로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은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없다. 교육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양적 팽창에만 치중, 최소한의 법정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대학들의 정원 규모를 조정하지 않고는 교육 질을 제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