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FC서울이 ‘물병 투척’ 사태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징계를 받은 골키퍼 백종범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백종범도 물병 투척의 피해자 중 한 명인데 징계를 받은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봤지만, 이런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백종범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서울 구단은 23일 공식 SNS를 통해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서 내린 백종범 징계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FC서울이 골키퍼 백종범에 내려진 징계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하지 않고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FC서울 경기에서 FC서울의 2-1 승리로 경기가 끝난 직후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홈팬들 응원석 쪽을 향해 포효하며 승리의 기쁨을 표시하자, 이에 흥분한 인천 팬들 상당수가 그라운드로 물병을 투척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 기성용이 급소에 물병을 맞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인천 구단에 홈 5경기 응원석 폐쇄 및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또한 백종범에게도 반스포츠적인 행위를 했다며 제제금 700만원의 징계 조치를 했다.

백종범도 징계를 받자 서울 구단과 팬들은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서울 구단은 재심 청구의 뜻을 밝히기도 했디.

서울 구단은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집단 물병 투척 행위로 야기된 상벌위원회에서 백종범이 ‘반스포츠적 행위’로 제재금 700만원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팬들께서 공감하는 것처럼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결정이라는 판단에 재심 청구 여부에 대해 고심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백종범이 현재의 상황을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경기에 더 전념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했다"며 "재심 청구보다는 오히려 선수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판단을 하게 됐다"고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 백종범 징계에 대해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내건 FC서울 서포터스. 서울 구단은 고심 끝에 백종범 징계에 대한 재심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FC서울 공식 SNS


서울은 고심 끝에 내린 징계 수용 결정에 대해 팬들의 이해를 구하면서 제재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1인 시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백종범을 격려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서울 구단은 "팬들에 대한 보답은 FC서울과 선수단이 정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물을 전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신 사랑에 꼭 보답 드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모아 주신 성금은 FC서울이 수호신(공식 서포터)과 잘 협의해 뜻있고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천 구단은 물병 투척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자진 신고한 124명에게 홈 경기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다만, 구단이 지정한 봉사활동 100시간을 이수하면 징계를 해제해주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인천 구단의 자체 징계, 백종범 징계에 대한 서울 구단의 재심 청구 포기로 인천 물병 투척 사태는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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