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지난해 대량 사육 체계 적용해 4만여 고치 생산 성공
올해 8개 시군 현장에서 효과 확인 중... 방사 지역 확대 계획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촌진흥청이 돌발해충 미국선녀벌레의 천적 ‘선녀벌레집게벌’의 대량 사육 체계 구축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 미국선녀벌레 단감 피해 모습./사진=농진청


농진청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는 단감, 블루베리, 포도 등 기생하는 과수 범위가 넓다. 유충과 성충이 집단으로 나무의 즙을 빨아 나무를 약하게 하고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등 큰 피해를 준다. 국내에서는 2009년 경남 김해 단감 과수원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전국적으로 퍼져 98과 345종의 기주식물에서 발견됐다.

이에 농진청은 2017년 국제농업기술협력사업으로 미국선녀벌레 방제에 효과가 있는 선녀벌레집게벌을 이탈리아에서 도입했다. 이후 선녀벌레집게벌 발생 특성을 조사하고 사육 기술을 연구해 이번에 대량 사육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농진청은 우선 선녀벌레집게벌을 대량 사육하기 위해 4월 말부터 국립농업과학원 내 대형 망실 온실, 유리온실에 2~3년생 뽕나무를 1미터 간격으로 심어 사육시설을 마련했다. 이어 미국선녀벌레 약충 2령을 채집해 사육시설로 옮겨 정착시킨 후, 미국선녀벌레가 사육시설에 정착한 것이 확인되면 선녀벌레집게벌을 암수 1 대 2의 비율로 사육시설 내에 넣어 선녀벌레집게벌 생산에 돌입했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어른벌레는 미국선녀벌레의 어린 약충을 잡아먹고 성숙한 약충의 몸에는 알을 낳는다. 선녀벌레집게벌 알은 미국선녀벌레 약충의 몸에서 부화한 후 기생이 끝나면 몸 밖으로 나와 고치를 만드는데 이때 미국선녀벌레 약충은 죽게 된다.

   
▲ 선녀벌레약충 집게벌 기생낭./사진=농진청


농진청은 이러한 대량 사육 체계를 적용해 지난해 선녀벌레집게벌 고치를 대량 생산했다. 선녀벌레집게벌 1만 5756마리를 사육시설에 넣은 결과, 4만 6618개의 고치를 생산할 수 있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한국생물학회지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또한, 이번에 구축한 대량 사육 체계를 올해 전국 8개 시군에서 현장 실증해 선녀벌레집게벌 방제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현장 효과가 확인되면 방사 지역을 늘리고 선녀벌레집게벌 대량 사육 체계를 시범사업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이세원 작물보호과장은 “앞으로 선녀벌레집게벌을 대량 생산해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민관협력을 통한 국가관리 식물병해충 스마트 감시체계 구축이라는 정부 혁신 과제에 맞춰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정착을 유도하고 천적을 사용한 친환경 방제로 농작물 피해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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