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통번역 전문가, 단순 해석 아닌 외국어 상호 변환 과정 등 전문성 갖춰
통번역대학원서 전문 교육 이수…"끊임없는 학습 필요, 전문분야 통한 가치 높여야"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통역·번역은 외국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외국어로 변환하는 작업으로 정확한 의사 전달, 해석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다문화 시대 정보기술(IT) 발달, 언어 교육 등으로 외국어 구사 능력이 확대됐지만 통번역은 단순히 해석·전달만이 아닌 정치·경제·문화 등 각각의 분야에 맞는 능력을 수행해야 한다.

이승진 한국외대 통번역센터 실장은 14일 “통번역은 언어와 언어, 문화와 문화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볼 수 있다. 통번역을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단순한 작업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언어의 내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을 녹여내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종과 문화가 다른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의 등가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며 통번역이 필요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 이승진 한국외대 통번역센터 실장

통번역 인증제가 도입된 호주, 캐나다 등과 달리 한국은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학부 졸업 후 통번역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으면 통번역사로 활동하게 되며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등에서 통번역사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장은 “대학원 진학 후 통번역 기본 소양을 익히게 된다. 순차통역과 동시통역, 산업경제·과학기술·미디어·정치법률 등 분야별 번역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된다. 프랙티컴 등 과정을 통해 실제 통번역 훈련을 거치게 되며 대학원 2년을 마치고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새내기 통번역사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통번역대학원 입학시험은 만만치 않다. 수년간 시험에 매달리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입학 후에도 발표 수업 등 다양한 크리틱(평가)를 받아야 하며 졸업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통역은 대중 앞에 있다는 공포감을 이겨야 하며 번역은 결과물이 있기에 문제 지적 등에 대한 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그는 “통역사를 지망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무대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동시통역은 주로 부스에 들어가서 통역을 하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연사 옆에서 통역을 진행하거나 수행하며 통역을 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 입만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어붙어서는 통역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통번역가는 프리랜서와 회사에 소속된 인하우스(In-House)로 나뉜다. 프리랜서는 시간이 자유롭지만 고객 관리 등 혼자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인하우스는 안정적이지만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프리랜서로 진출하기 위해선 3~4년가량 인하우스 경력을 통해 퀄리티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업무 능력에 따라 수익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을 각인 시키는 능력이 요구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통번역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분야에서 기계번역, 단순 해석은 외국어의 상호 변환을 매끄럽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에 국내외 기업, 학술, 공공기관 등이 통번역가에 업무를 맡기는 것은 정확성·전문성 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아직까지는 기계 번역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극도로 제한적이다. 내용이 복잡한 전문통역·번역의 경우에는 전문통번역사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소통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외국 기업의 진출은 현지화 작업 등에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통번역사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통번역 분야로 진출하려는 이들은 학습·대인관계 등에 대한 노력을해야 하고 통번역사로서 활동한다면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통번역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직업이다.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즐길 수 있고 생각해본 적 없는 분야라고 하더라도 일단 일을 맡으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성격이라면 통번역사에 적합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언어에 대한 애정도 필요하다. 본인의 전문분야를 키워야 하는 시대에 통번역사는 경제 경영을 비롯한 금융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공학 및 의료 등 본인만의 확고한 분야가 있다면 통번역사로 자리매김하기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