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지속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이 보다 바람직”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평가원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임시주주총회제안 안건을 지지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한국ESG평가원은 7일 고려아연 주주총회 의안 분석 자료를 내고 이달 2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장기지속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현 경영진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고려아연은 소수주주 보호 조항 명문화와 집중투표제 도입, 분기배당 등 주주권익 강화를 비롯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MBK와 영풍 측은 집행임원제 도입과 현행 13명의 이사들에 더해 14명의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방안을 안건에 올렸다.

평가원은 “경영실적 및 주주환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 대비 우월하다”며 “MBK라는 사모펀드 경영은 한계기업 턴어라운드(Turn-around)에서 효과가 크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수한 고려아연 경영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평가원은 27명이라는 대규모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이 과연 효율성 있는 선택인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상장기업 적정 이사 수를 20명 미만으로 권고하고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도 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이사회 책임과 권한이 약화되고 안건 심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언급하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이외에도 평가원은 “사모펀드 특성상 매각을 추진할 텐데 해외 매각 등의 우려가 없는지도 일반주주 관점에서 의사결정의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노동계와 정치권 등 각계에서 당사를 겨냥한 적대적 M&A 시도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이 국외로 유출될 수 있고, 나아가 지역경기 위축과 국가경제 공급망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평가원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과 MBK·영풍 측 가운데 어느 쪽에 이사회 과반 및 경영권을 부여할지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주주환원의 장기적 향상,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할 경영혁신 역량에서의 우위 등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경영진이 지속가능경영의 잣대에 있어 영풍 측에 비해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MBK가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며 “이런 내용들이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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