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이후 새해 첫 발행…4개 만기로 발행구조 다변화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일 전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화 3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

   
▲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일 전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화 3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사진=수출입은행 제공


발행한 채권은 변동금리 3년물 4억달러, 고정금리 3년물 8억 5000만달러, 5년물 12억 5000만달러, 10년물 5억달러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고정금리형 3년물은 지속가능채권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목표 달성을 위해 발행됐다. 발행 주간사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ANZ), 씨티, DB, GS, HSBC, JP모건, 웰스파고, NH투자증권 등이며, 채권은 런던·싱가포르·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됐다. 

수은 측은 "국내 정치상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여전히 대한민국 경제시스템에 대해 견조한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수은은 당초 20억달러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는데, 400개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최대 100억달러의 주문을 받으면서 최종 발행금액을 30억달러로 증액했다. 또 수은은 최종 발행금리를 최초 제시금리 대비 0.25%포인트(p) 이상 축소하는 등 신규발행 프리미엄을 최소화했다. 

투자자 비중은 지역별로 유럽·중동 38%, 미주 32%, 아시아 29% 등으로 나타났으며, 기관별로 중앙은행·국제기구·공공기관 47%, 은행 27%, 운용사 등 25% 순이었다.

이 같은 흥행의 이면에는 수은의 갖은 노력이 있었다. 수은은 국내 정치상황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 과정에서 일 대 일 투자자 IR 및 온라인 투자자 설명회를 다수 개최해 대외 신인도 회복에 적극 나섰다. 특히 윤희성 행장이 직접 해외 IB 앞으로 협조요청 서신을 발송하고, 수은 홈페이지에 정치 현안 관련 별도 설명자료를 배포해 투자자와의 소통에 집중했다.

수은 측은 계엄 사태 이후 한국물 외화채권 첫 발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에 따라, 조만간 발행을 준비 중인 여타 한국계 기관들에게 효과적인 벤치마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과 트럼프 정부 출범 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수은이 2022년부터 4년 연속 한국물 발행의 선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됐다"며 "위기 대응 및 대외 신인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수은이 이번에 발행한 채권으로 확보한 자금은 올해 여신지원 계획에 따라, △첨단전략산업 △전략수주산업 △기후위기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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