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식 프로팀도 아닌 5부리그 팀도 제대로 못 이겨 쩔쩔매던 토트넘이 손흥민을 투입한 다음 골의 물꼬가 트이며 3골 차로 이겼다.

토트넘은 12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FA컵(잉글랜드축구협회컵) 3라운드(64강전)에서 탬워스FC를 연장 끝에 3-0으로 눌렀다.

토트넘은 32강에 오르긴 했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5부리그 소속 탬워스는 벽돌공, 엔지니어, 택시기사, 회사원 등 다른 직업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된 세미 프로 팀이다. 토트넘은 상당수 주전들을 선발로 기용하긴 했지만 손흥민,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등 핵심 선수들은 교체 명단으로 빼 휴식을 줬다.

   
▲ 연장전에 교체 투입돼 토트넘의 승리를 이끄는 활약을 펼친 손흥민. 토트넘은 5부리그 팀을 상대로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3골을 넣으며 이겼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로테이션을 가동해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경기는 뜻밖으로 흘러갔다. 전후반 90분동안 토트넘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후반 솔란케를 교체 투입해도 성과를 보지 못한 채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을 벌인 것 자체가 대굴욕인 토트넘은 하는 수 없이 손흥민, 쿨루셉스키 등을 연장전에 투입해야 했다.

손흥민이 뛰니까 경기 양상이 달라졌고, 골도 나왔다. 연장 전반 10분 손흥민이 폭풍 드리블로 돌파를 하다 파울을 당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 프리킥 찬스에서 브레넌 존슨의 슛이 수비 맞고 굴절된 다음 상대 선수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연장 후반 2분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쿨루셉스키가 추가골로 연결해 승리를 굳혔다. 손흥민은 시즌 7호 도움을 올렸다. 이후 토트넘은 존슨의 마무리 쐐기골을 더하며 3-0으로 경기를 끝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와중에 지난 7일에는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과 1년 계약연장 옵션 발동을 발표했다. 손흥민도 원하고 팬들이 기대했던 장기 재계약이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다.

이래저래 마음 고생을 하고 있던 손흥민이지만 FA컵 3라운드에서 선제골의 토대를 닦고,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왜 팀의 에이스이고 간판스타인지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아직 완전한 컨디션은 아닌 듯하다. 이날도 연장전만 뛰긴 했지만 슛은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려움에 처한 팀을 구해내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토트넘이 망신을 당하는 것을 면하게 해줬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이렇게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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