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 들어 1조5490억원어치 순매수…6개월만에 순매수 전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복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순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지수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외국인들의 ‘사자’ 기조가 코스피 추가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복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코스피에서 무려 1조54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세를 기록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지난 한 주 동안 순매수한 금액은 1조5030억원에 달한다. 주간 기준으로는 20주만에 순매수세 전환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분야는 반도체였다. 새해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무려 961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월간 순매수액(4160억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수준이다. 지난 10일 기준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주식 보유율은 55.37%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24일(55.48%)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 역시 삼성전자(2370억원)였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8~12월 5개월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 바 있다. 

외국인들의 반도체 투톱 순매수 배경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이 꼽힌다. 여기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를 통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높아진 점이 한몫을 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과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이 부각된 것도 투심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SK하이닉스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속도와 관련해 긍정적 발언을 한 영향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삼성전자는 부진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도 악재 선반영과 불확실성 해소 인식에 오히려 매수 심리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피 역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대내외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며 극도로 눌려 있던 코스피에 불확실성 변수와 원·달러 환율 정점 통과를 확인하며 심리적 안정감이 유입됐다"면서 "한국 12월 수출 호조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서프라이즈가 외국인 인식 개선의 트리거"라고 평가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단기 수급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장기 수급 유입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익”이라며 “코스피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그간 하향 조정됐으나 아직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향후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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