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6선 중진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텃밭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당내에서는 보수 표심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대구에서 당선 경험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판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9명 중 주 의원과 이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회 감사를 컷오프를 발표했다. 이로써 대구시장 최종 후보는 추경호(4선)·윤재옥(3선)·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의원과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6명이 됐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구시장 후보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주호영·이진숙 예비후보를 컷오프했다고 밝혔다. 2026.3.22./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이날 "이 전 위원장과 주 의원,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직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에 더 필요하다"며 "이 결정은 결코 특정인의 배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컷오프 당사자인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 의원은 전날에 이어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막가파식 공천"이라며 장동혁 대표를 향해 "무원칙 공천을 방치하면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올렸다. 이 전 위원장 역시 "공관위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두 사람이 반발이 이어지자,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픈 길을 가면 살아난다"며 "이번 공천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계파도, 사적 인연도, 감정도 개입될 수 없었다. 오직 하나, 당의 생존과 국민의 선택 가능성 그 기준만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자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로서는 (컷오프를 발표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선거를 치르고 경선을 치르고 공천하다 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이 위원장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이 '텃밭' 공천으로 갈등을 빚는 사이, 민주당에서는 대구 당선 경험이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전략 공천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김해 봉하마을 현장 최고위에서 김 전 총리를 향해 "민주당의 대구시장 후보로 뛰어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은석·추경호·윤재옥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유영하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2026.3.10./사진=연합뉴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자칫 여권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안타깝다"면서도 "대구에서 6선이나 하신 분이 대구시장 자리를 얻겠다고 무소속 출마까지 가겠나. 가처분도 가지는 않을 것"이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진숙 전 위원장을 단수 공천 줬다면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올 명분이 됐을 수 있지만 이 전 위원장까지 컷오프한 만큼 명분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대구시장 공천이)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사실 이번 결정은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전 위원장 컷오프 결정은 '절윤(윤석열과의 절연)'의 액션으로도 해석되지 않나"라며 "이 전 위원장이 강성 우파 유튜브와 손잡고 다니는 후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으로 그런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