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범현대가' 건설사들이 서로 다른 성장 해법으로 사업 지형 재편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이 에너지 밸류체인을 축으로 글로벌 인프라 시장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반면, IPARK현대산업개발(구 HDC현대산업개발)은 도시개발 중심의 디벨로퍼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전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현대건설
27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건설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한 6개 안건을, IPARK현대산업개발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상호 변경) 등 5개 안건을 상정했으며, 모두 원안 가결됐다.
양사는 이번 주총을 통해 중장기 비전을 구체화하고 향후 사업 방향을 명확히 설정했다.
먼저 현대건설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성장 로드맵으로 제시하고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암모니아 등 탈탄소 에너지 생산 플랜트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전력망 인프라까지 포함해 생산부터 저장·운송, 소비에 이르는 전 주기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전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 비전 아래 에너지 생산·이동·소비 전 영역을 포괄하는 밸류체인 관점에서 기술 검토와 시장 검증,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는 미국 홀텍(Holtec)사의 소형모듈원전 '팰리세이즈 SMR-300' EPC 계약을 앞두고 있고,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과 미국 텍사스 페르미 아메리카 프로젝트 등 대형 원전 설계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 루시(Lucy) 태양광 프로젝트, 서남해 신안우이 해상풍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분야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정은혜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에너지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전략 수립과 실행력 강화를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에너지 슈퍼사이클이라는 구조적 성장 흐름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해 나가겠다"며 "외형 확대보다는 검증된 핵심사업 중심으로, 기존 중동·동남아 시장에서 미국·유럽·호주 등 선진시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사업 수행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IPARK현대산업개발, 새 이름 달고 '훨훨'…도시개발 플랫폼 기업 도약
IPARK현대산업개발은 도시개발 중심의 사업 구조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사명을 바꾸고 '도시개발 플랫폼 기업'으로의 재탄생 의지를 공식화했다. 단순 시공을 넘어 기획·개발·운영까지 아우르는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창립 50주념 기념식에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HDC
회사는 'Next 서울원' 등 신규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술·디자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개발사업 비중을 확대해 사업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도 올해를 IPARK현대산업개발의 반등 원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4년 10월 분양에 나선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총사업비 약 4조5000억 원)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공정률 상승에 따라 연간 약 7000억 원 규모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매출총이익률(GPM) 역시 30% 이상을 최소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청주 가경6차 아이파크, 천안 아이파크 시티, 운정 아이파크 포레스트 등 주요 자체사업의 매출 인식이 예정돼 있는 만큼 큰 폭의 실적 회복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한 분양 성과가 이어질 경우, 브랜드 경쟁력 상승과 중장기 성장 기반도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경구 IPARK현산 대표는 "IPARK현대산업개발은 '풍요로운 삶과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철학 아래, HDC그룹 내 다양한 생활 영역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담고 있다"며 "2026년은 도시 개발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