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글로벌 자금 흐름이 최근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양상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주요 기술주 주가 부진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금은 한때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투자 수요가 주춤했지만, 국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 투자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국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글로벌 자금 흐름이 최근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양상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8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1조2661억달러까지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개인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2024년에는 개인의 투자 증가폭이 금융기관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까지 감안할 경우 실제 개인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개별 종목 중심이던 해외주식 투자는 최근 들어 ETF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미국 주요 기술주의 주가 흐름이 둔화되면서 개별 종목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 반면, ETF는 분산투자와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연금계좌 세제 혜택 확대와 낮은 운용보수 등 제도적 요인도 ETF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ETF 투자 확대는 구조적 요인과 시장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개별 종목 대비 변동성을 낮추려는 수요와 함께 비용 효율성, 접근성 등이 결합되면서 투자 수단으로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도 ETF를 통한 미국 증시 간접 투자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개인의 해외증권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다만 주식형 해외 ETF의 상당수가 환헤지를 하지 않는 구조인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환헤지 상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확대됐다. 환헤지 ETF가 활성화될 경우 선물환 거래를 통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외환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개인의 해외증권투자가 미헤지 주식형 상품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은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데다, 환율 수준에 대한 기대와 경제 펀더멘털 간 괴리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정부가 개인투자자 환류와 환헤지 유인을 강화하는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환헤지형 해외주식 상품의 공급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외환 수급의 균형을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