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까지 참전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받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급 문제는 물론 유럽으로의 수출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까지 참전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받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선원이 촬영한 중동 사태 현장./사진=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30일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넘어선 가운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란은 대규모 미사일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원유 수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산업계도 원유는 물론 나프타 등 원자재 수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국제 유가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비용 상승과 생산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여기에 후티 반군까지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동발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는데 향후 공격 범위가 확대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개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후티 반군은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을 발사한 뒤 “모든 전선에서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우리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홍해 봉쇄 우려…“유가 더 오르고, 유럽 수출도 막힐 수도”
문제는 국내 산업계가 받는 중동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원자재 수급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상태인데 후티 반군까지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을 공격할 경우 중동에서 원유 수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해 중동산 원유를 운송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막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원유 경보를 주의로 격상하면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시행하고,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공급 차질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어 국내 산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유럽 수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홍해를 통해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로다. 국내 기업들도 해당 항로를 활용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이 구간이 차단될 경우 운송 기간이 크게 늘어나고 물류비 부담도 급증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행하는 선박을 공격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수출 지연은 물론 급격한 운임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 호르무즈 해협과 달리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돌아가는 우회 항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송 기간은 약 2주가 늘어나고, 운임은 물론 보험료까지 오른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에너지 비용의 추가 상승까지 나타날 수 있다. 후티 반군 참전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일제히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오전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2% 상승한 배럴당 115.0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배럴당 102.03달러로 2.4%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직접적으로 원유를 사용하는 정유·화학은 물론 철강, 시멘트, 물류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 대에서 등락하면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원자재를 해외에서 대부분 조달하는 국내 산업계의 비용 부담 체감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아직 후티 반군이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게 다행이지만 언제 돌변할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원자재는 다른 지역에서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에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