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트럼프가 쏘아올린 에너지 쇼크...한화·OCI '안보 프리미엄' 정조준

입력 2026-04-01 15:27:18 | 수정 2026-04-01 15:27:11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유전 타격 경고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에너지 안보를 매개로 밸류체인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수익성 악화를 겪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역이용해 '비(非)중국 안보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유전 타격 경고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에너지 안보를 매개로 밸류체인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화솔루션이 완공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5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솔루션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 발전소와 유전, 핵심 석유 수출항인 하르그섬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가스 물동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에너지 쇼크 우려가 확산하는 국면이다.

이런 거시적 환경 변화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태양광 생태계는 밸류체인 전단계(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에 걸쳐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발전 단가(LCOE) 중심의 가격 경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화석연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전력 수요 기업들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 비용 절감에서 공급망의 지정학적 안정성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원전이나 해상풍력 대비 인프라 구축 기간이 짧은 태양광 발전이 가장 현실적인 '분산형 안보 전원'으로 재평가받는 이유다.

시장 역학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의 밸류체인 고도화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먼저 OCI홀딩스는 '탈(脫)중국 거점화'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80% 이상을 중국이 점유한 독과점 상황에서 OCI홀딩스는 지정학적 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중국 지역인 말레이시아 공장을 핵심 생산 기지로 활용 중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친환경 수력발전을 통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탄소 발자국이 낮아 프리미엄 시장 진입에 유리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정책이 가시화되는 기조 속에서 OCI홀딩스는 원가 경쟁력을 갖춘 말레이시아산 폴리실리콘을 앞세워 중국산 소재를 배제하려는 글로벌 태양광 제조사들의 안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사업 구조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중국산 덤핑으로 수익성 방어가 어려워진 단순 태양광 모듈(패널) 판매 비중을 탄력적으로 축소하고, 태양광 발전소 시공(EPC) 및 유지·보수(O&M)를 총괄하는 다운스트림 사업자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 생태계와 결합한 종합 전력망 솔루션 구축이 핵심 생존 전략으로 꼽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며 외부 전력망 불안정에 타격을 입는 대규모 RE100 가입 기업들을 타깃으로 자사의 고효율 태양광 패널에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 패키지로 납품하는 방식이다.

태양광의 고질적 약점인 '발전 간헐성'을 ESS로 보완함으로써, 외부 송전망이 끊기거나 화석연료 수급이 멈춰도 단절 없이 가동되는 독립적인 전력 시스템 자체를 제공하는 '완결형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물량 공세에 고전했다면, 최근 불거진 글로벌 에너지 쇼크는 밸류체인 내 안보 프리미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강력한 계기가 되고 있다"며 "비중국 폴리실리콘 공급망을 갖춘 업스트림과, ESS 연계 전력망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다운스트림의 유기적인 결합이 향후 K-태양광 기업들의 시장 주도권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