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도 4%대에 진입하면서 카드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라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무보증·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4.046%로 올해 초 3.337%와 비교해 0.709%포인트(p)나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3%대에서 움직이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들어 4%대로 뛰었다. 여전채 금리가 4%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2024년 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여전채는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금리 변동이 곧바로 비용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 증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 상승이 카드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카드론은 금리가 높은 대신 접근성이 좋은 상품으로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 중 하나로 꼽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9월 41조8375억원에서 10월 42조751억원, 11월 42조5529억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가 연말 가계대출 관리 기조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바 있다.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2월 말 42조9022억원으로 증가했다.
카드사 입장에서 카드론은 이율이 높아 수익성은 좋지만 부실 위험이 높아 건전성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달비용이 커지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밖에 없어 결국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39%로 집계됐다.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17.1%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 이용자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아 금리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고위험 차주 대상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며 자산 건전성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동시에 부실채권 매각을 확대해 잠재 리스크를 사전에 정리하고, 연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론 등 대출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플랫폼 사업 등 비이자 수익원 발굴에 힘을 쏟는 방식이다. 다만 단기간 내 구조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 수익성 악화와 차주 부담 증가라는 이중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조달 금리가 빠르게 안정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카드사들은 유동성 관리와 함께 자본 적정성 확보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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