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공천 및 경북도지사 문제를 놓고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향자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공개 반발했다. 또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도지사 본경선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겨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장동혁 대표는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경고하는 등 공천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경기지사 공천을 신청한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는 무작정 (경기지사 후보) 결정과 발표를 미루면서 기존 신청자의 위상과 경쟁력을 축소시켰다"며 "패배주의, 비상식적 공천"이라고 공개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4.9./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경기지사에는 양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들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후보 신청을 받기로 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미 한 달 전에 공관위 면접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으나 공관위는 좀 더 인지도 높은 인사를 찾겠다며 결정과 발표를 미루면서 기존 신청자의 위상과 경쟁력은 쪼그라들었다"며 "그렇게 경기도 공천 신청 30일 만에 발표한 내용은 추가 후보 공모 및 경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선이라면 백 번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추가 공모를 앞두고 일부 당 지도부와 공관위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정말 기이하기 짝이 없다. 기업인, 첨단산업 전문가, 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고 하는데 반도체 엔지니어이자 최고위원이자 장 대표가 임명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산업 위원장을 두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이제는 '삼성 임원 출신' 후보를 찾는다고 한다. 양향자는 삼성 임원이 아닌 어디 다른데 임원인가"라며 "이 상황에서 추가 신청한다는 사람은 경선에서 이기면 개혁신당에 후보를 양보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건 전략이 아니라 엽기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우리 당 최다선 의원께서 장 대표가 직접 추 후보와 붙어서 민심의 냉혹함을 본인이 뼈저리게 느껴보라고까지 한다"며 "장 대표는 경기도로 주소 이전하셨나. 왜 이런 조롱을 우리가 받아야 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상식 때문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아예 후보도 내지 마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경기도 출마자와 당원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지 않나. 제발 정상적인 선거를 하자"고 촉구했다.
경북도지사 경선 후보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철우 후보가 개인의 인권 유린 의혹을 보도하려는 지방 인터넷 언론사를 입막음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이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받을 것"이라면서 "최후의 보루인 경북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비경선 후보 4명의 명의로 이 후보의 건강 문제 검증을 중앙당에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 3월 19일 예비 경선 마지막 날 예비경선 후보 4명이 연명하고, 최경환 예비후보가 제기한 검증 요구서에는 이 예비후보에 대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중앙당에 검증하고 발표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9./사진=연합뉴스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 공천을 둘러싼 공개 불만과 상대 후보를 향한 비판이 나오자 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 석상이 특정 후보가 특정 후보를 비판하는 그런 자리가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당헌당규 개정특위에서 공천 신청 즉시 최고위를 사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겠느냐는 안일한 인식하에 그런 규정을 두지 못한 점 당원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당의 여러 노력이 후보 개인의 생각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당을 위해 함께 걸어온 분들이라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을 위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